정인교 통상본부장, 다음주 미국행…USTR 대표 면담

안덕근 산업장관, 방미서 가스 공동개발 의사 전달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악수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헤럴드경제DB]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악수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우리 정부의 통상 사령탑이 잇따라 미국 측 카운터파트를 접촉하고 ‘트럼프 관세장벽’ 전방위 대응에 나서고 있다.

4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안덕근 산업퉁상자원부 장관의 지난주 방미에 이어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다음주 미국 워싱턴D.C 출장길에 오른다.

정 본부장은 이번 방미 때 카운터파트너인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날 예정이다. 정 본부장은 그리어 대표를 만나 USTR이 작성 중인 각국의 무역실태 보고서와 관련해 우리나라의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4월 1일까지 상무부와 USTR이 만든 보고서를 검토하고 다음 날부터 실제 관세를 도입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지난달 26~28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장관급 인사로는 처음 미국을 방문한 안덕근 장관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더그 버검 백악관 국가에너지위원회 위원장 겸 내무장관 등 미국 고위 당국자들과 만나 한미일 3국 협력 방식으로 알래스카 가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데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래스카 석유·천연가스 가스 합작 사업은 북극해 연안 알래스카 북단 프루도베이 가스전에서 난 천연가스를 송유관을 거쳐 앵커리지 인근 부동항인 니키스키까지 날라 액화한 뒤 수요지로 나르는 프로젝트로 트럼프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알래스카의 천연가스 개발 제한을 푸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알래스카 자원 개발에 동력을 불어넣으려고 주력하고 있다.

이 사업은 알래스카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약 1300㎞ 길이 가스관을 건설하고 액화 터미널 등 인프라를 건설해야 한다. 초기 추산으로만 약 450억달러(약 64조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됐다.

엑손모빌 등 오일 메이저가 참여한 가운데 사업이 시작됐지만 북극해 인근이라는 지역 특성에 따른 개발의 어려움과 사업성 문제로 민간 기업들이 빠져나가 계획단계에서 오랜 기간 진척이 없었다.

따라서 미 에너지 당국은 한국, 일본 등 동아시아의 주요 LNG 수입국이 장기 구매를 전제로 개발 단계부터 사업에 들어와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방미를 계기로 발 빠르게 먼저 적극적 참여 의향을 밝힌 바 있다.

일본과 한국은 중국에 이어 나란히 세계 LNG 도입 2∼3위국이다. 한국 천연가스 수입에서 미국 비중은 2016년 0.1%에서 2021년 18.5%까지 급상승했다. 다만 2022년부터는 미국 비중이 고점 대비 다소 하락해 작년 12.2%까지 내려와 미국산 비중 확대의 여지가 있다는 평가다.

주요 무역 적자국들을 향한 ‘관세 전쟁’을 예고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세계 각국은 앞다퉈 미국산 LNG 등 에너지 수입 확대를 천명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이번 안 장관의 방미 때 트럼프 2기 중으로 한국이 미국산 가스 구매를 확대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osky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