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2025년 2월말 외환보유액 통계 발표

전월대비 18억달러 감소한 4092.1억달러 기록

4100억달러선 무너져…2020년 5월 이후 최저

“외환스와프 확대 영향…일시적인 감소 요인”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규모가 확대되면서 2월 외환보유액이 4년 9개월만에 최저치인 4092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사진은 지난달 1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 대응센터 모습 [연합]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규모가 확대되면서 2월 외환보유액이 4년 9개월만에 최저치인 4092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사진은 지난달 1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 대응센터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외환보유액이 2개월 연속 줄어들면서 4100억달러대가 무너졌다. 외환보유액이 4000억달러선까지 내려간 건 4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규모가 확대된 영향이 컸다.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외환보유액 통계에 따르면 2월 말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092억1000만달러로 전월 말 대비 18억달러 감소했다. 1월(-45억9000만달러)에 이은 2개월 연속 감소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지난 2020년 5월 4073억1000만달러 이후 4년 9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2월 외환보유액이 감소한 이유로는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확대가 꼽혔다.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외환스와프 계약 기간을 올해 말까지 1년 연장하고, 한도도 기존 500억달러에서 650억달러로 늘렸다.

한은 관계자는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실행 규모 확대 이외 다른 감소 요인은 거의 없다”며 “외환스와프 한도 증액 이후 이에 대한 강좌까지 하면서 공감대가 생겼고 이에 2월 실제로 활발하게 실행했다”고 설명했다.

또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로 외환보유액에서 빠져나간 달러는 결국 다시 갚아야 하는 자금이기 때문에 일시적인 외환보유액 감소 요인일 뿐”이라고 부연했다.

한은은 앞서 금요강좌를 통해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가 필요하단 점을 강조했다. 백봉현 한은 국제국 해외투자분석팀장은 지난달 7일 해당 강연에서 외환스와프에 대해 “국민연금이 환 헤지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한은도 외환시장 안정을 도모하는 양 기관 모두에 윈윈(win-win)인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달러 강세 요인은 2월 외환보유액 감소에 크게 작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은 관계자는 “2월 중 달러화 지수는 오히려 약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달러화 약세로 기타 통화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이 증가해 외환보유액 증가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2월 말 달러인덱스(DXY)는 107.24로 1월 말(107.80) 대비 0.5% 감소했다.

2월 외환보유액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유가증권 3573억8000만달러(87.3%), 예치금 280억1000만달러(6.8%),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특별인출권(SDR) 148억4000만달러(3.6%), 금 47억9000만달러(1.2%), IMF 포지션 41억9000만달러(1.0%)로 구성됐다.

1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9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3조2090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이어 일본(1조2406억달러), 스위스(9173억달러), 인도(6306억달러), 러시아(6208억달러), 대만(5776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4343억달러), 홍콩(4215억달러) 순이었다.


th5@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