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아파트 20층에서 음식 배달을 시킨 손님이 엘리베이터 점검으로 배달을 힘들어하는 기사에게 “중간에서 만나자”고 하고는 나타나지 않다가 배달 업체에 클레임을 걸었다는 사연이 공개돼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배달기사 A씨가 최근 경북 구미 산동에서 음식 배달 중 겪은 일화가 누리꾼의 이목을 끌었다.

A씨에 따르면 그는 아파트 20층으로 음식 배달을 가야 했는데, 도착해서 보니 엘리베이터가 점검 중이라 미운행 상태였다. A씨는 손님 B씨에게 전화를 걸어 어떻게 할지 물었고, B씨는 “관리실에 전화해서 (점검) 얼마나 걸리는지 물어보라”고 답했다.

결국 A씨는 직접 아파트 관리실에 전화를 걸어 점검 소요 시간을 물었고, 30분가량 걸린다는 관리실 측 대답을 들은 뒤 B씨에게 다시 전화해 알렸다. 그러자 B씨는 “그럼 10층에서 보자. 아이를 내려보내겠다”고 했다.

A씨는 힘겹게 계단으로 11층까지 올라가 5분 정도 손님을 기다렸지만 B씨 측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A씨는 다시 B씨에게 전화를 걸어 “안 내려오시느냐, 11~12층 계단 중간에 음식을 놓고 가겠다. 다음 배달도 있고 저녁 배달하려면 20층까지 못 갈 것 같다”고 전한 뒤 음식을 계단에 두고 돌아갔다.

A씨는 B씨와 통화까지 했지만 이후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B씨가 배달 업체에 배달 문제로 클레임(불만사항 접수)을 걸었기 때문이다.

A씨는 “손님이 고객센터에 전화해서 클레임걸고 가게에서도 전화가 왔다. 그래서 고객과 통화한 내역 다 들려주고 그랬다”며 “요즘 다들 왜 그러는지”라고 씁쓸해 했다.

사연을 접 누리꾼들은 “갑질도 가지가지다”, “엘베 고장인지 몰랐다 치더라도 10층까지 와준 것만해도 너무 감사한 거 아니냐”, “엘레베이터 고장이면 추가 배달료 받아야 한다”, “20층은 진짜 선 넘었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B씨를 비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저도 배달하는데 다 올라 간다. 이것도 배달하는 책임이라 생각한다”, “음식 주문한 사람 입장에선 내집 앞에까지 와야 정상이다”, “편하게 받아서 먹으려고 배달비까지 더 내고 시켜먹는거 아니냐” 등 B씨를 옹호하는 의견도 이어졌다.


better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