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회담 조율 중
‘미러 밀착’에 ‘포로 송환’ 카드 될 수도
“파병 사실 인정 않으면 인도적 차원 조치”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북한군 포로를 면담했다. [유용원 의원실 제공]](https://stg-wimg.heraldcorp.com/news/cms/2025/03/07/news-p.v1.20250304.ab1b62dd9fdb4ab7a669650f5e319860_P1.jpg)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을 의지를 드러내면서 북한군 포로 송환 문제도 언급될지 관심이다. 국제법상 포로 송환 문제는 자유의사를 반영하는 것이 맞지만,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데다 최근 러시아와 미국, 우크라이나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안갯속에 빠진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는 6일(현지시간)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우크라이나와 회담을 여는 것을 조율 중이다. 제다에서 만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위트코프 특사는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평화 협정, 초기 휴전 협정의 기본 틀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우크라이나와 미국 팀들이 작업을 재개했다. 내주 우리(미국-우크라이나)가 의미 있는 회의를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지난달 28일 양측의 만남이 ‘노딜 파국 회담’으로 끝난 가운데 일각에서는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포로 문제를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일부 언론에선 미국이 북한군 포로를 미국으로 데려가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우리 정부는 확인된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미국과 러시아의 협상 진전에 따라 상황이 전개될 것이란 분석이 따른다.
휴전 협상이 기울어진 운동장이 되는 형국에 빠지면서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가능성도 작지 않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북한군 포로를 우리나라로 송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냈지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교가에선 현재까지도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 사실을 공식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하면 북한군이 러시아군으로 분류돼 본국으로 송환될 수 있다는 관측과 오히려 인도적인 규범이 적용돼 귀순이 간단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엇갈린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자진해서 귀순하겠다는 의사가 가장 중요한 대목이지만 북한이 파병 사실을 밝히지 않으면서 러시아군으로 묶일 경우 미국이 러시아의 입장을 존중하지 않겠나”라고 평가했다. 양 교수는 또 북한군 포로의 신상과 목소리, 귀순 의사가 여러 차례 노출되고 우리나라에서도 관련 입장이 다수 나온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북한군이 귀순 의사를 드러냈을 때부터 우리나라가 자유 의사에 의한 포로의 국제협약에 따르겠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만 했어야 한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관계가 너무 복잡해졌다”고 말했다.
반면 러시아가 끝까지 북한의 파병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북한군이 송환될 여지가 더 커진다는 의견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러시아가 북한군을 자신들의 포로로 인정하지 않으면 더 상위 규범으로 넘어간다. 인권과 관련된 부분으로 가는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송환 가능성이 더 높아지고, 빠르게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moon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