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년팀 활동 중 림프종 진단…치료 마치고 첫 주전선수 발탁
서울성모병원 주치의 이재욱 교수 “건강하게 잘 해내길” 응원
![수원FC 유소년팀의 강민재 선수가 항암치료를 받을 당시의 모습. [서울성모병원 제공]](https://stg-wimg.heraldcorp.com/news/cms/2025/03/07/news-p.v1.20250307.9f3522782f184be8ac6ed6fa4e542de6_P1.png)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항암치료를 위해 박박 깎은 머리를 만지면서 그라운드가 그리워 눈물을 흘렸다. 힘겨운 항암치료 과정에서 가장 힘든 것은 앞으로 축구를 하지 못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었다.
소아암은 인생의 전부를 함께한 축구에 대한 열정을 꺾지 못했다. 다시 축구화를 신고 그라운드에 나서기 위해 힘겨운 투병 생활을 잘 이겨낸 축구 꿈나무를 향해 서울성모병원 의료진은 애정이 어린 응원을 보냈다.
서울성모병원은 7일 혈액암을 이겨낸 축구 꿈나무 강민재 선수(마장중학교 3학년)의 2025년 리그 첫 경기가 오는 14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민재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취미로 시작한 축구에 재능을 보이면서 5학년이던 2021년 2월 수원FC 유소년팀에 입단했다. 공격수로 활약한 지 얼마 안 된 같은 해 6월, 민재의 엄마는 훈련이 끝나고 집에 온 민재 목에 작은 혹을 발견했다.
집 근처 병원에서 림프샘이 부었다는 말에 대수롭지 않게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갑자기 호흡곤란이 찾아와 급하게 서울성모병원을 찾았고, 상상하지도 못한 혈액암 중 하나인 ‘T-세포 림프모구성 림프종’을 진단받았다.
평소 운동뿐 아니라 공부도 노는 것도 잘했던 민재였지만, 갑자기 시작된 투병 생활은 힘들었다. 병원에서 치료받는 동안, 민재는 축구 전지훈련 중인 친구들 생각에 매일 울었다.
![수원FC 유소년팀 강민재 선수. [서울성모병원 제공]](https://stg-wimg.heraldcorp.com/news/cms/2025/03/07/news-p.v1.20250307.a6a51cac5c3c448789b395e53de031cc_P1.jpg)
축구를 향한 꿈으로 힘든 치료를 버텨낸 민재는 항암치료 중 2023년 1월 그라운드로 복귀했다. 처음에는 치료 기간 중 몸의 근육이 다 빠져 걷는 것조차 힘들었다. 축구장에 가긴 했지만 5분 정도 겨우 경기를 뛰고 나면 벤치를 지켰다.
큰 병을 낫기만 하고 언제든지 돌아오라는 구단의 따뜻한 배려 덕분에 민재는 몸을 회복하며 축구 선수로서 예전의 기량을 서서히 찾았다.
주치의인 이재욱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소아혈액종양센터장)는 “힘든 항암치료를 잘 마치고 다시 좋아하는 운동을 해서 기쁘다”며 “앞으로도 원하는 축구를 건강하게 잘해 나가기를 바란다”라고 응원했다.
보호자는 “큰 대회 출전 시 항암제로 인해 속도 좋지 않고 머리도 어지럽고 매우 아파 힘들어하면서도, 운동을 다시 할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좋아서 열심히 하는 모습에 축구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게 됐다”라며 “민재가 경기에 다시 뛸 수 있도록 힘이 되어준 가족들과, 병원 의료진, 학교와 구단 관계자분과 친구들을 비롯해 민재가 건강을 되찾을 수 있도록 큰 힘을 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손흥민 선수를 제일 좋아한다는 민재는 “손흥민 선수가 힘든 치료를 이겨낸 것처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라고 직접 손 편지도 보내주셔서 큰 힘이 되었다”라며 “열심히 노력해서 꿈에 그리던 국가대표가 되어서, 제가 아팠을 때 도와주셨던 모든 분에게 꼭 보답해 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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