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사, 불안감에 “입금부터”…지급계획·정산주기 축소 요구
금융부채 2조원·매달정산 5000억원 수준…시장 우려는 여전
![9일 서울 한 홈플러스 물류입고장의 모습 [연합]](https://stg-wimg.heraldcorp.com/news/cms/2025/03/10/rcv.YNA.20250309.PYH2025030905930001300_P1.jpg)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진행 중인 홈플러스의 납품대금 정산주기가 도마 위에 올랐다. 홈플러스의 정산주기가 45~60일이다. 다른 대형마트보다 길어 납품업체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 롯데웰푸드, 삼양식품은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개시 이후 일시 중단했던 납품을 재개했다. 하지만 롯데칠성음료, 동서식품, 팔도 등은 여전히 납품을 중단한 상태다. 아직 협의가 진행 중인 식품사들은 납품대금 정산에 대한 확실한 계획을 요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식품사 관계자는 “납품 대금 지급을 두고 홈플러스와 협의 중”이라며 “2월 매출분이든 3월 매출분이든 대금 지급에 대해 홈플러스가 확실한 청사진을 제시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식품업체 관계자는 “홈플러스에서는 대금을 계속 지급한다는 입장이지만, 현 상황에서 납품업체들이 이를 믿기는 어려워 확인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홈플러스의 정산주기를 다른 대형마트 수준으로 축소해 조속히 정산해달라는 요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홈플러스의 정산주기는 통상 45~60일이다. 평균 25일 내외인 이마트나 20~30일 정도인 롯데마트에 비해 2~3배 수준으로 길다. 대형마트들은 중소업체에 대해서는 평균 10일 이내 정산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정산 주기는 최소 10일, 최대 60일”이라며 “중소업체는 정산 주기가 10일로 이를 포함해서 정산 주기를 평균하면 30~45일”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홈플러스가 약속한 대로 대금 정산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영업도 지속하기 위해서는 현금 유동성 확보가 관건이다. 현재 채무조정대상이 될 금융채권 규모는 약 2조원 수준이다. 매달 도래하는 납품대금과 점포 임차료, 임직원 급여 등을 정상적으로 지급할 수 있어야 한다.
홈플러스가 매달 정산하는 상거래 채권 규모는 5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매달 납품 대금으로 평균 3000억~3500억원이 지출된다. 임직원 월급은 560억원씩 매달 나가고, 임대점주(테넌트)에 정산하는 매출액은 500억~700억원이다.
통상 홈플러스 월매출은 창립세일을 하는 3월과 휴가철인 7월, 연말 소비 시즌이 낀 12월에 각각 7000억~8000억원으로 가장 높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마진율이 30%라서 회생 중에도 영업을 계속할 수 있다”며 “마진에서 임직원 월급과 건물 임대료, 전기·수도세, 금융 이자 비용을 제하면 통상 한 두 달에 1000억원이 남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생개시로 이자 지출이 유예됐고, 건물 임대료(연간 3400억원)도 재조정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창립세일 ‘홈플런 이즈 백’ 행사가 진행되는 3월에만 영업활동을 통한 순 현금 유입액이 약 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납품 일시 중단 등 여파로 영업의 현금 창출력이 약화하면 사태가 악화할 것으로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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