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파리협약 탈퇴, 전기차 보급 목표 철회 등으로 불확실해진 것으로 보이지만 수소는 여전히 지속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다.
우선, 미국의 경우 대부분 주와 시 정부는 파리협약에 남아 있는 점, 그동안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점, 트럼프의 재선 기회가 없는 점을 고려한다면 기후변화 대응 노력의 후퇴는 지속되기 어렵다.
한편, EU 등 세계의 탄소중립 노력이 지속되는 점, 화석연료 고갈 가능성, 수전해와 재생에너지 단가의 지속 하락 등을 고려하는 경우 수소경제 구현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에너지 전문 기관들은 총에너지 사용 중 현재 0% 수준의 수소 비중이 2050년엔 12%∼22%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였는데 이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다.
2023년 현재 글로벌 수소경제는 취약하다. 수소 수요는 전년 대비 2.5% 증가했으나 규모는 9700만톤에 불과하며, 대부분 석유 정제와 암모니아/메탄올 생산 등 전통 수요에서 발생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 신산업 수소 수요 비중은 1% 미만이고 특히 청정수소 수요는 100만톤으로 정체되어 있다.
중국의 약진은 주목할 만하다. IEA에 따르면, 중국은 2023년 세계 수소 생산량 중 30%를 차지, 14%로 세계 2위 미국 생산량을 2배 이상 넘어섰고. 청정수소인 수전해 수소 생산 역량은 전 세계 중 2023년 55%에서 2024년 70%까지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전해조 제조 역량에서도 중국은 2023년 말 현재 전 세계의 제조 역량 중 60%를 차지한다.
중국은 수소 소비에서도 압도적이다. 세계 소비 중 29%를 차지하면서 북미 16%, 중동 14%, 인도 9%, 유럽 8% 대비 앞서고 있다. 수소차 분야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트럭과 버스 등 중대형 생산에 주력하면서 2024년 6월 현재 전 세계 누적 트럭 1만2000대 중 95%, 누적 9,100대 버스 중 75%를 차지하면서 수소차 부문 글로벌 수소 수요 중 70%를 차지한다. 수소충전소는 중국이 2023년 400여개로 유럽 280개, 한국 180개, 일본 170개, 미국 90개 대비 크게 앞선다. 영국의 한 기관 평가에 의하면 2021년 세계 수소 정책 분야 세계 1위로 평가된 우리는 2023년에는 5위로 하락했다. 초기 활성화되었던 수소모빌리티 분야 발전이 지체되면서 전반적으로 산업 발전이 지체되는 양상이다.
우리의 강점 분야를 중심으로 다시 수소 리더쉽을 발휘해야 한다. 특히, 수소차의 경우엔 수소관련 정책과 기업의 역량을 버스, 트럭 등 중대형 차량으로 신속 전환할 필요가 있다. 수소트럭 보조금 국비 일원화, 대용량 수소충전소 구축 보조금 확대, 기존 수소 충전소와 LPG 충전소의 대형 수소충전소 전환 보조금 신설 등 정부 지원 확대도 필요하다.
수소 환원 제철 구현도 시급하다. 이 기술이 구현되면 포스코에서만 현재 한국 수소 생산량 200만톤을 훨씬 능가하는 350만톤의 수요가 발생하는 점을 고려하여 청록수소 등 수소 공급원을 다양화하고 실증사업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수소 리더쉽도 R&D에 달려있는 만큼, 주당 52시간 근로라는 속박을 조속 해소하여 R&D 생산성을 높여가야 할 것이다.
정만기 한국산업연합포럼 회장…덴톤스 리 법률사무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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