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이틀째 경남서 민주정부 계승자 자처

盧 대통령 서거 16주기…봉하마을 묘역 참배

“등대지기 노무현의 빛을 따라 이곳에 섰다”

明文 오찬, 범민주인사 집합…권양숙·김정숙

우원식·이해찬·유시민·김경수 등도 함께 식사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 1월 30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해 문 전 대통령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 1월 30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해 문 전 대통령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를 맞아 봉하마을을 찾았다. 노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며 일정을 시작해 문재인 전 대통령과도 만나는 계획을 세웠다. 열흘 남은 공식선거운동 기간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시점에서 이틀간 경남 일정을 소화한 이 후보는 두 전직 대통령을 거듭 언급하며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신이 민주정부의 계승자임을 강조하고 범진보 진영의 결집을 도모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노 전 대통령 묘역 참배로 일정을 시작했다. 이후 문 전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 하기로 했다.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와 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도 참석한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이해찬 민주당 상임고문은 배우자와 동석한다. 노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 씨와 유시민 작가도 식사를 함께한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서는 ‘친문(친문재인) 적자’로 불리는 김경수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과 조승래 공보단장이 배석한다. 이밖에도 강기정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지사, 김관영 전북지사 등을 포함해 총 19명이 오찬 자리에 모인다.

이 후보는 노 전 대통령 묘역 참배 전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 “16년 전 그날 우리 국민은 사랑하고 존경했던 지도자를 잃었다”며 “노 대통령님은 저 이재명의 길을 만드는데 두 번의 큰 이정표가 되어 주셨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6년 성남에서 시민운동을 하던 이재명이 지방선거 출마를 용감히 결단할 수 있었던 것, 바로 노무현 대통령 덕분”이라며 “돈과 연줄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진심만 있다면 얼마든지 정치를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신 노 대통령, 저는 등대지기 노무현의 희망의 빛을 따랐고 어느새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평생에 걸쳐 기득권에 맞서고, 편견의 벽 앞에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노무현의 꿈. 지역주의의 높은 산을 기어코 넘고, 특권과 반칙이라는 바위를 지나, 끝내 민주주의라는 바다를 향해 나아간 그 큰 꿈”이라며 “이제 감히 제가 그 강물의 여정을 이으려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무현은 없지만 모두가 노무현인 시대, 깨어있는 시민들의 상식이 통하는 사회, 국민이 주인인 나라, 모두가 함께 잘사는 대동세상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지난 12일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중도 및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표심잡기에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6·3 대선 본투표일이 가까워지면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는 여론조사 추이 나타나면서 당내에선 전통적 진보 지지층의 단결을 끌어낼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노 전 대통령 서거일에 맞춰 경남에서 이틀을 보내는 일정을 기획하게 된 배경으로 풀이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샤이 보수, 샤이 김문수 합류로 보수 진영의 결집은 단단해질 것”이라며 “이 후보 말대로 마지막까지 3표라도 더 얻겠다는 마음으로 우리도 단결하고 결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 후보는 전날(22일)에는 문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을 찾아 문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거듭 언급했다.
  • 이 후보는 양산 워터파크공원 집중 유세에서 문 전 대통령을 뇌물혐의로 기소한 검찰에 대해 “도대체 제정신인지 이해가 안 간다”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없는 죄를 만들려고 저렇게 극렬하게 왜 난리를 치나”라며 “우리 문재인 대통령 기소해 가지고 서울로 수백 킬로씩 왔다갔다 하면서, 이제 1박2일로 재판받아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1. 또 “저도 엄청 많이 기소돼 있다”며 “영장은 한 군데다가 치더니, 그것을 쪼개 가지고 하나는 수원에 하나는 서울 A부에, 하나는 B부에, 이렇게 따로 하더라”라고 했다.
  2. 또 노 전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송기인 신부와 차담을 나누고, ‘기본사회’ 공약을 다시 꺼내들기도 했다.

tester08@ss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