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도라이버’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도라이버’ [사진, 넷플릭스]

[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어떻게 이런 일이”

KBS에서 저조한 시청률로 폐지된 예능이 넷플릭스에선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글로벌 1위까지 올랐다.

지난달 말 공개된 ‘도라이버’는 김숙, 홍진경, 조세호, 주우재, 장우영 등 오남매 활약으로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넷플릭스 인기 콘텐츠 1위에 올랐다. ‘중증외상센터’, ‘멜로무비’ 등 쟁쟁한 오리지널 시리즈를 제치고 정상의 자리를 차지한 것.

‘도라이버’는 1%의 저조한 시청률로 지난해 폐지된 KBS 예능 ‘홍김동전’의 출연진과 제작진이 다시 뭉쳐 만든 프로그램으로 방송사에서는 외면받았다.

TV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던 콘텐츠가 넷플릭스로 오자 완전히 다른 결과를 만들어내면서, 방송사가 발칵 뒤집혀졌다. ‘도라이버’의 약진에 “KBS에서 버린 카드가 넷플릭스를 접수했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넷플릭스  ‘도라이버’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도라이버’ [사진, 넷플릭스]

특히 방송사에서 실패했던 예능이 넷플릭스에서 글로벌 1위를 기록하는 상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넷플릭스가 TV 예능까지 접수하면서 기존 방송사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다.

방송사 콘텐츠 외면 현상은 갈수록 더 심각해지고 있다. 0%~1%대 시청률을 기록한 방송 예능 프로그램이 속출하고 있다.

방송 예능의 부진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주 이용 플랫폼이 방송→OTT, 유튜브로 이동한 영향도 크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중장년층들도 TV가 아닌 OTT와 유튜브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성향이 강해져 방송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넷플릭스 예능
넷플릭스 예능

넷플릭스는 단순한 시즌제 예능을 넘어 방송사가 하던 ‘주간 예능’까지 가져오며 본격적인 시장 장악에 나섰다. 지난달 말부터 신작 예능 5편을 순차적으로 공개했다. TV 예능처럼 1년 동안 매주 새로운 에피소드가 방영되는 방식이다.

월요일에는 데프콘이 동호회 문화를 체험하는 ‘동미새: 동호회에 미친 새내기’, 수요일에는 추성훈의 토크쇼 ‘추라이 추라이’, 목요일에는 성시경의 맛집 탐방 ‘미친 맛집: 미식가 친구의 맛집’, 토요일에는 요리 토크쇼 ‘주관식당’, 일요일에는 ‘도라이버’가 편성됐다.

넷플릭스 예능의 비중이 크게 높아지는 것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 드라마에 이어 예능까지 넷플릭스 의존형 제작 환경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 드라마가 제작비와 출연료 상승을 불러온 것 처럼, 예능에서도 이같은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이 우려된다.

한편 넷플릭스 앱 사용자 수는 매월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와이즈앱·리테일이 발표한 주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앱 사용 현황을 보면 1월 넷플릭스 월간 사용자 수는 1416만명을 기록하며 전월(1317만명)에 이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par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