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축’ 발언 하루만에 상승분 90%반납
관세 여파…불안전성 가중·안전자산 선호
![[AFP]](https://stg-wimg.heraldcorp.com/news/cms/2025/03/04/news-p.v1.20250304.64fbb40a00e04e559c08f480a15adf3e_P1.png)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가상자산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에 좌우되며 하루 새 500조원 넘는 변동성을 나타냈다. ‘전략자산 비축’ 발언으로 일제히 반등했지만 관세 부과로 상승분을 반납했다.
4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이날 오전 7시 2조7900억달러까지 떨어지며 전날(3조1500억달러) 대비 3600억달러(526조원)가 감소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략자산 비축’을 시사하며 하루 새 3200억달러가 올랐지만 하루 만에 상승분의 90%가량을 반납했다.
가상자산 시세도 하루 만에 원복되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펼치고 있다. 비트코인은 전날 오전 8시 9만4713달러까지 올랐지만 이날 오전 5시40분 8만5313달러로 떨어지며 1만 달러 가까이 급감했다. 이더리움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24시간 전 대비 14.84% 하락한 2145달러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략자산으로 거론한 엑스알피(XRP․옛 리플․-18.78%), 솔라나(-20.43%), 카르다노(-24.28%)도 하락했다.
급락은 이날 캐나다와 멕시코 대상 관세가 발효된 영향이다. 관세 부과에 따른 글로벌 관세 전쟁이 본격화하면서 금융시장에 불안정성을 가중시키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예정대로 캐나다와 멕시코에 25%의 관세율을 부과하고 중국에는 10%를 더한 20%의 추가 관세 부과도 재확인했다. 재확인했다. 내달 2일부터 각국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와 비관세 장벽 등을 고려해 적용하는 ‘상호 관세’ 부과도 언급했다.
가상자산 트레이딩 기업 QCP 캐피탈은 이날 투자자들에게 보낸 보고서를 통해 “가상자산 변동성은 여전히 높으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모두 3월 말까지 매도 옵션 수요가 매수 옵션 수요보다 높다”고 했다. “변동성 지수도 상승하는 등 미 행정부의 최근 관세 인상 이후 전반적인 위험 자산 시장이 불안을 나타내고 있다”고도 했다.
가상자산은 트럼프 입에 좌우되고 있다. 지난달 초 트럼프가 캐나다, 멕시코, 중국 대상 관세 부과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2월 한달 간 가상자산 시총 9800억달러(14333조원)이 증발했다. 2월 말 기준 시총은 2조6400억달러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해 11월 초 규모(2조3500억달러)와 근접해졌다. 지난달 관세를 시작으로 ‘저비용 고효율’ 인공지능(AI) 모델 ‘딥시크’(DeepSeek) 불똥이 튀었고, 거래소 바이비트(ByBit) 해킹사건까지 겹치며 잇단 악재가 터지면서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내건 전략자산 비축을 3일 언급하면서 다시 투심이 회복된 흐름이었지만 관세 부과가 이를 짓눌렀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상자산 전략적 비축을 둘러싼 견해는 엇갈린다. 마르틴 슈레겔 스위스 중앙은행(SNB) 총재는 변동성, 유동성, 보안성 등의 이유로 비트코인을 준비금에 포함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상자산은 견고한 통화가 갖춰야 하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며 “가상자산는 변동성이 크고 준비금으로 포함될 만큼의 유동성은 없다”고 했다.
타일러 윙클보스 제미니 공동 창립자는 “리플, 솔라나, 에이다(카르다노)에 반대할 생각은 없지만 전략적 준비금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전세계에서 이 기준을 충족하는 가상자산은 비트코인 하나 뿐”이라고 했다.
가상자산 준비금 계획으로 비트코인을 둘러싼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제프 켄드릭 스탠다드차타드(SC) 디지털 자산 리서치 책임자는 “트럼프의 가상자산 준비금 계획은 비트코인에 장기적인 안정성을 제공할 수 있다”며 “이로 인한 접근성 제고로 투자자들은 보다 쉽게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고, 이는 궁극적으로 2028년 연말 비트코인 가격을 50만 달러에 올려 놓을 수 있다”고 했다.

dingd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