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국내 면세점 매출, 전년 동기 대비 45% 급감
계엄 여파…외국인 면세점 방문객 1만명 이상 감소
‘공항 이용객’ 기준 임대료 책정…수익 없이 지출만
![지난 설 연휴, 인천공항이 관광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https://stg-wimg.heraldcorp.com/news/cms/2025/03/04/news-p.v1.20250205.9174deb53f61494395cc6200894dc1fa_P1.jpg)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국내 면세점 매출이 한 달 새 25% 줄었다. 지난해 말 시작된 계엄 정국에 경기 불황, 출국장 혼잡이 더해지면서 매출이 급감한 것으로 분석된다.
4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국내 면세점(시내 출국장 입국장 지정) 매출은 6억5564만달러(한화 약 9570억원)다. 지난해 12월 8억7522만달러 대비 25.1% 감소했다. 전년 동기(11억0046만 달러)와 비교하면 45% 줄어든 수준이다.
시내면세점의 타격은 더 컸다. 1월 시내면세점 외국인 매출은 4억321만달러로 지난해 12월(6억3363만 달러) 대비 36.4%, 전년 동기 대비 57.3% 줄었다.
지난 설 연휴 기간 인천공항에서 출국한 하루 평균 여객 수는 역대 최다를 기록했지만, 면세점을 찾은 이들은 감소했다. 1월 면세점 방문자 수는 228만8160명으로 전월(229만8280명)보다 1만명 가까이 줄었다. 면세점 이용객은 지난해 10월부터 4달 연속 감소세다.
특히 계엄 사태 이후 외국인 방문객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12월 75만5113명이던 외국인 방문객은 올해 1월 74만3517명으로 1만1596명 감소했다. ‘공항 이용객 수’를 기준으로 임대료를 내는 면세점 입장에서는 이익 없이 지출만 커졌다.
면세점 입장에서는 실적 방어가 ‘발등의 불’이 됐다. 올해 역시 경기 전망이 어둡고, 달러 환율 상승으로 변수가 많아서다. 여기에 올리브영과 다이소의 등장으로 면세점의 ‘메리트’마저 사라지면서 실적 반등이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리브영뿐만 아니라 일반 로드샵에서도 텍스 리펀드가 가능한 상황에서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면세점을 방문할 이유가 줄었다”면서 “매출을 키우기보다 영업이익률 개선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올해 인천공항 리모델링 공사가 마무리되면 임대료 감면 혜택도 종료될 예정”이라며 “임대료에 대한 추가 협상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앞서 롯데면세점은 중국 보따리상(다이궁·代工)과 거래 중단을 선언했다. 매출은 두 달간 전년 대비 50% 감소했지만, 내부적으로 수익성은 개선됐다는 입장이다. 신라면세점도 다이궁에 대한 할인율을 낮추고 있다. 특히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는 지난달 부산 센텀시티점을 12년 만에 폐점하는 등 비용 절감에 나섰다.
한편 지난해 국내 면세업계 4사(롯데·신라·신세계·현대)는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신라면세점은 69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2020년 이후 4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현대면세점은 28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롯데면세점은 내달 말 실적을 공시한다. 전망은 좋지 않다. 롯데면세점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922억원으로, 업계는 4분기까지 총 1000억원대 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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