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사진작가 카와시마 코토리 국내 첫 개인전
‘미라이짱’, ‘베이비 베이비’ 등 309점 공개
역동적인 서울 도심 담아낸 ‘사랑랑’ 신작도
![일본 사진작가 카와시마 코토리의 대표작 ‘미라이짱’(2009-2011). [서울미술관]](https://stg-wimg.heraldcorp.com/news/cms/2025/03/05/news-p.v1.20250304.02fbc0a0b1eb4499b1eac426f50d0bc5_P1.png)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발그레진 두 볼에 가는 실처럼 맺힌 콧물, 그리고 무언가 못마땅한 듯 연신 치켜세운 짙은 눈썹. 오종종한 얼굴의 세 살배기 ‘미라이짱’이 한국에 당도했다. 12년 전 일본을 강타한 ‘카와이(かわいい·귀엽다)’ 정서의 대명사로 통하는 바로 그 아이다.
미라이짱의 반짝이는 찰나를 카메라 렌즈에 담아낸 일본 사진작가 카와시마 코토리(45)의 국내 첫 개인전이 서울 부암동 서울미술관에서 열렸다. “그다지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았다”는 작가의 말이 전하듯, 작품마다 때 묻지 않은 어린 아이의 소박하고 무구한 시선이 신선하다.
니가타 현 사도가 섬에 사는 친구의 딸, 쓰바키의 천진난만한 모습에 매료된 카와시마는 길게는 열흘씩 섬에 머무르며 2년 동안 필름 카메라로 그를 촬영했다. 쓰바키에게 ‘미래에서 온 아이’라는 의미의 미라이짱(未来, Mirai)이라는 애칭도 붙였다. 까만 눈망울에 그렁그렁 고인 눈물, 추운 날씨에 주렁주렁 흐르는 콧물, 날름 내민 혀와 아이스크림이 범벅된 입가 등 꾸밈없는 미라이짱의 모습에 작품마다 자연스레 미소가 번지게 된다.
![일본 사진작가 카와시마 코토리의 한국 첫 개인전 전경. [서울미술관]](https://stg-wimg.heraldcorp.com/news/cms/2025/03/05/news-p.v1.20250304.923591d24df04a47b4adcd007ce87c07_P1.png)
![일본 사진작가 카와시마 코토리가 미라이짱과 유럽을 여행하며 촬영한 연작 ‘보칼리제’가 13년 만인 지난해 사진집으로 발간됐다. [서울미술관]](https://stg-wimg.heraldcorp.com/news/cms/2025/03/05/news-p.v1.20250304.ce65d217ea414e788c82296fcfe40746_P1.png)
2011년 출간된 사진집 ‘미라이짱’은 12만 권이 넘게 팔렸다. 한국에서도 이례적으로 베스트셀러 1위를 장기간 차지하며 사랑을 받았다. 사진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작가의 대표작을 한 번쯤 봤을 법한 이유다. 작가는 2010년부터 블로그에도 사진을 게재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미라이짱과 프랑스, 영국, 핀란드 등 유럽 지역을 여행하며 촬영한 ‘보칼리제’도 만날 수 있다. 13년 만인 지난해서야 뒤늦게 사진집으로 발간된 작품들로, 싱그러운 유럽의 여름과 맞닥뜨린 미라이짱의 얼굴에선 순진무구한 심상이 투명하게 비친다.
작가가 지난 6개월간 서울 을지로와 서촌, 한강 일대에서 지극히 작고 소소한 일상을 포착한 ‘사랑랑’은 이번 한국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는 신작 작업이다. 사랑랑은 ‘사랑’과 ‘사람’을 서툴게 엮어 만든 작가의 단어로, 한국어를 못하는 그에게 두 단어가 같은 소리처럼 들렸다고 한다. 작업 노트에 ‘사란란’으로 적어둔 것을 미술관 측에서 사랑랑으로 고쳐줬다.
![일본 사진작가 카와시마 코토리의 한국 첫 개인전 전경. [서울미술관]](https://stg-wimg.heraldcorp.com/news/cms/2025/03/05/news-p.v1.20250304.a4a6b091436d472f9a5133981534bee6_P1.png)

일과 일상 모두에서 막막함을 느끼던 차에 작가는 서울이 주는 빠르고 강한 에너지에 신선함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무작정 서울을 찍기 시작했다. 발걸음을 붙잡은 구름, 흐드러지는 별빛을 닮은 노을 진 한강, 을지로의 오래된 간판 등 익숙한 풍경들이 카와시마 특유의 따스하고 감성적인 분위기로 재해석됐다. 그렇게 그의 렌즈로 포착된 서울의 역동적인 활기는 마치 모든 존재의 소중함을 일깨우듯 일렁인다.
이번 작업을 위해 그는 주로 필름 카메라로 작업하던 기존 스타일에서 벗어나 디지털 카메라, 고해상 필름 카메라 등 7대의 카메라를 사용했다. 처음으로 영상 작업도 했다. 작가는 “너무 외로웠고, 외로웠기에 자유로웠고, 너무 추웠지만 모든 것들이 다 따뜻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전시는 초기작 ‘베이비 베이비’를 포함해 일본의 배우 나카노 타이가, 우스다 아시미와의 작업 등 지난 20여 년에 걸친 그의 작품 309점이 대거 소개된다. 전시는 10월 12일까지. 관람요금은 성인 2만 원.
ds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