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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는 트럼프 파장…美 월가 명물 ‘소녀상’도 사라지나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미국 뉴욕 맨해튼 남쪽, 뉴욕증권거래소 인근에는 ‘돌진하는 황소상(Charging Bull)’이 자리하고 있다. 월가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이 조각상 앞에 2017년 세계 여성의 날을 하루 앞둔 그해 3월 7일, 새로운 작품이 등장했다. 두 손을 허리에 올린 채 황소와 마주 선 ‘겁 없는 소녀상(Fearless Girl)’이다. 이 소녀상은 남성 중심의 금융권과 기업 경영진에 더 많은 여성 리더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청동 조각상이다. 그런데 이 소녀상이 등장한지 8년 만에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날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을 폐기하면서, 소녀상의 후원사였던 글로벌 투자회사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State Street Global Advisors)도 관련 캠페인에서 손을 떼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로이터통신과 미국의 미술 전문매체 아트넷 등에 따르면,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는
2025-03-12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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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창덕궁에서 봄밤 즐겨볼까…추첨제 응모 접수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와 국가유산진흥원은 4월부터 열리는 ‘창덕궁 달빛기행’과 ‘경복궁 별빛야행’ 행사를 추첨제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12일 밝혔다. 궁능유적본부는 “매년 예매가 조기 마감되는 등 큰 인기를 끄는 가운데 더 많은 사람이 참여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전면 추첨제 방식을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올해부터는 두 행사 모두 추첨제 방식으로 진행된다. ‘창덕궁 달빛기행’은 17일 오후 2시부터, ‘경복궁 별빛야행’은 13일 오후 2시부터 티켓링크에서 응모하면 된다. 한 계정당 한 번만 응모할 수 있고 당첨되면 최대 2장까지 신청할 수 있다. 만 65세 이상,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은 전화(☎ 1588-7890)로 예매할 수 있다. 외국인을 위해 영어, 중국어 등으로 해설하는 특별 회차도 마련되는데, 내달 2일 오전 9시부터 에이트립에서 선착순으로 예약할 수 있다. ‘창덕궁 달빛기행’은 자연과 궁궐 건축이 조화를 이루며 ‘가장 한국적인 궁’이라 평가
2025-03-12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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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둔갑한 ‘대명률’…9년만에 취소, 사상 첫 사례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보물로 지정됐던 조선시대 법률서 ‘대명률’(大明律)이 9년 만에 그 지위를 박탈당했다. 국보, 보물과 같은 국가지정유산을 취소하는 사상 첫 사례다. 11일 국가유산청은 “대명률의 출처가 허위로 판명되면서 지난달 문화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지정 취소 처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국가유산청은 홈페이지에 이같은 내용을 사전 고지했다. 대명률은 중국 명나라에서 1389년 간행된 것으로 추정되는 형률 서적으로, 조선시대 형법의 근간이 되는 자료로 알려졌다. 국내외에 전해 내려온 책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희귀본이다. 앞서 국가유산청은 ‘2015∼2016 국보·보물 지정 보고서’에서 대명률에 대해 “조선 시대의 법률은 물론 조선 전기의 서지학 연구를 위한 소중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보물 지정 불과 4개월여 만에 논란이 일었다. 2016년 경기북부경찰청이 전국 사찰과 사적, 고택 등에서 문화유산을 훔친 도굴꾼·절도범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대명률이 ‘장물’이
2025-03-11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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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미술’ 주춧돌 세운 60년 전 상파울루의 그날 [요즘 전시]
첫 국제전 심사위원 김병기 작고 3주년 기념전 65년 상파울루 비엔날레서 국내 대표작가 소개 김환기 ‘에코’ 시리즈·김창열 ‘제사 Y-9’ 등 눈길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70여 명의 커미셔너 중에서 15명의 심사위원이 선정됐고, 그 명단에 내 이름이 끼었다. 국제전 최초의 한국인 심사위원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 거다.” 1965년 김병기 화백은 제8회 상파울루 비엔날레 커미셔너로 참가한 자리에서 예상치 못한 소식을 접했다. 바로 심사위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오른 것. 그 당시 한국은 세계 미술계에서 낯선 존재였고, 국제 미술전 심사위원 자리는 그야말로 남의 나라 일처럼 여겨지던 시절이었다. 그렇게 그는 한국 현대미술을 세계무대에 올려놓는 첫걸음을 내디뎠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진행되는 ‘김병기와 상파울루 비엔날레’는 김병기의 3주기를 맞아 그가 커미셔너로 활약했던 60년 전 상파울루 비엔날레를 재현하는 전시다. 이응노, 김환기, 김종영, 이세득, 권옥연, 정
2025-03-11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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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신라 팔각부도의 美 ‘곡성 태안사 적인선사탑’, 62년만에 국보됐다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통일신라 팔각원당형 부도탑의 전형인 ‘곡성 태안사 적인선사탑(谷城 泰安寺 寂忍禪師塔)’이 62년 만에 국보로 지정됐다. 국가유산청은 “전통 목조건축의 처마 곡선을 사실적으로 재현한 옥개석과 역동성이고 절제된 조각 기법의 가치를 인정해 ‘곡성 태안사 적인선사탑’을 국보로 지정했다”고 11일 밝혔다. 태안사 적인선사탑은 불교 선종의 종파 중 하나인 ‘동리산문(桐裏山門)’을 세운 통일신라 시대 승려 혜철(785~861)의 사리를 모신 부도(浮圖·고승이 죽은 뒤 유골을 안치해 세운 석조물)다. 1962년 보물로 지정된 이 탑은 여러 개의 석재들을 짜 맞춰 조립한 가구식 기단을 별도로 조성한 팔각형 형식의 부도탑의 전형이다. 탑 맨 아래에 있는 하대석에는 각기 다른 형상의 사자상이 양각돼 있고, 석탑의 몸을 이루는 탑신석 양 옆면에는 목조건축의 기둥 등 목부재를 본떠 새겼다. 비문에는 혜철의 시호인 ‘적인’과 탑 건립 시기인 ‘861년’이 명확히 기록돼 있다는 점에
2025-03-11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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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작가, 어쩌다 수퍼마켓에서 ‘이슬람 경전’ 읊게 됐나? [요즘 전시]
와엘 샤키 개인전 ‘텔레마치와 다른 이야기들’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한 슈퍼마켓. 진열대를 거닐며 쉴 새 없이 경전을 암송하는 한 남자가 카메라를 응시한다. 그는 이집트 태생의 작가 와엘 샤키. 그가 이슬람교 경전인 쿠란의 ‘동굴의 장’을 모국어가 아닌, 영어로 읊조린다. 그 내용에 귀기울여보니, 박해를 피해 동굴로 숨었던 신실한 청년들이 309년 뒤 잠에서 깨어나 신의 기적을 전했다는 이야기. 소비와 자본의 논리가 지배하는 공간에서 흘러나오는 이 신성한 메시지는 이질적인 감각을 불러일으킨다. 전통과 현대, 신앙과 자본이 맞물리는 장면마다 신념이 오늘날의 사회에서 어떤 방식으로 변형되고 해석되는지 낯설게 드러내고 있어서다. 이 작품은 서울 종로구 바라캇 컨템포러리에서 열리는 샤키의 개인전에서 만날 수 있는 ‘동굴(암스테르담)’이다. 이 작품은 작가에게 ‘자화상’ 같은 의미를 지닌다. 1970년대 원유 산업이 부흥하던 시기, 어린 시절의 그는 고향을 떠나 사
2025-03-10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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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서 새 얼굴 찾은 병풍…‘장원급제 축하’ 평안감사의 잔치, 다시 펼쳐지다
美 박물관 소장 ‘평안감사도과급제자환영도’ 보존처리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200여 년 전, 평안감사는 대동강에서 평안도 도과(道科·조선시대 각 도의 감사에게 명해 실시한 특수한 과거시험)에서 뛰어난 성적을 낸 문·무과 장원을 축하하는 연회를 열었다. 뱃놀이를 즐기며 성대한 잔치가 벌어지는 모습은 한 폭에 한 장면씩 시간 순서대로 그려졌다. 그렇게 제작된 8폭 병풍이 보존처리를 거쳐 30년 만에 한국에서 공개된다.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삼성문화재단과 함께 미국 피보디에식스(Peabody Essex) 박물관이 소장한 ‘평안감사도과급제자환영도’(平安監司道科及第者歡迎圖) 8폭 병풍의 보존처리 작업을 마치고 11일부터 리움미술관에서 공개한다고 10일 밝혔다. 보존처리는 리움미술관 보존연구실에서 약 1년 4개월간 진행됐다. 국내 사립 미술관이 나라 밖 문화유산 보존을 지원한 첫 사례다. 오랜 노력 끝에 제 모습을 되찾은 평안감사도과급제자환영도 병풍은 행사 기록화다. 도과 급제자 일행이 배
2025-03-10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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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투자자들, 은밀히 머스크 비상장기업 주식 사들여”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중국의 부유한 투자자들이 미국의 갑부 일론 머스크의 기업들에 은밀히 거액을 투자하고 있다고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체로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로 보이지만 일부에서는 중국 자본의 미국 정치권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FT에 따르면 중국 투자자들과 거래하는 세 명의 자산관리사는 자신들이 지난 2년간 머스크의 비상장기업 주식 3000만달러어치(435억원 상당) 이상을 중국 투자자들에게 팔았다고 말했다. 중국 투자자들은 신분을 감추기 위해 특수목적법인(SPV)을 통해 투자하고 있으며 주로 xAI, 뉴럴링크, 스페이스X 같은 머스크의 비상장기업 주식을 사들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SPV를 통한 투자는 불법은 아니지만,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를 사실상 이끌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상황에서 이해충돌 가능성과 중국 자본의 미국 정치에 대한 입김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2025-03-09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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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저조한 공무원 떠나라” 英도 머스크처럼?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영국이 성과가 저조한 공무원에게 퇴직을 권하고 고위 공무원 급여를 성과와 연동하는 등 공직사회 개혁에 나선다. 9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팻 맥패든 내각부 랭커스터 장관 겸 정부 간 관계 담당 부장관은 공무원 조직의 현 상태로는 국가가 직면한 문제에 대응할 능력이 없어 근본적인 재편이 필요하다며 이렇게 밝혔다. 맥패든 장관은 다음 주 요구되는 수준의 성과를 달성하지 못한 공무원에게 퇴직을 위한 인센티브를 주는 ‘상호 합의된 퇴직’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 방안에 따르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고위 공무원은 역량 개발 프로그램에 배정되며 6개월 내로 개선이 없으면 해임까지 가능하다. 또 최고위급 공무원은 급여와 성과가 연동된다. 공공 서비스의 디지털화도 가속할 계획이다. 맥패든 장관은 “뛰어난 사람에게는 동기 부여와 보상을 주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떠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더 생산적인 공무원 조직을 만들고 일반 국민에게 필요한 변화를 가
2025-03-09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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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석방에 달아오른 찬반집회…탄핵심판 선고까지 지속될듯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일 석방되면서 탄핵 찬반을 외치는 목소리가 더 거세지고 있다. 주말 동안 서울과 부산 등 전국 도심에서 열린 탄핵 찬반 집회가 윤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 석방 이튿날인 9일 저녁 서울 광화문에서는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진보성향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오후 7시께 종로구 경복궁역 인근에서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파면 긴급집회’를 열었다. 사직로 독립문역 방면 4개 차로를 차지한 참가자들은 법원이 윤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을 내린 데 불복해 즉시항고하지 않고 석방한 검찰을 비판했다. 이들은 ‘윤석열 파면 검찰 해체’, ‘내란종식 민주수호’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윤석열을 파면하라”, “검찰도 공범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노원구에서 온 이모(32) 씨는 “몇달동안 애를 써서 겨우 체포하고 구속했는데 검찰 잘못으로 내란범
2025-03-09 2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