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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부처의 시작…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 국보 지정 예고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머리에 화려한 보관을 쓰고 몸을 아름답게 꾸민 부처인 400년 역사의 ‘장엄신(莊嚴身) 불화’가 국보로 지정된다. 전국적으로 120여 건이 전해지는 괘불도 중 규모, 장엄성, 시기성, 상징성, 예술성에서 가치가 높아 대표격으로 꼽힌 것이다. 국가유산청은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를 국보로, 고려시대 문인 이규보의 문집 ‘동국이상국전집 권18~22, 31~41’을 보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6일 밝혔다. 괘불도는 야외 법회나 불교 의식이 있을 때 걸어두는 대형 불화다. 특히 압도적 규모와 다양한 도상은 세계 어느 나라의 불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우리나라만의 독창적인 문화유산이다. 조선 후기에 본격적으로 제작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본존이 양발을 각각 반대편 넓적다리 위에 얹은 좌상 형식으로 그려지다가 점차 입상 형식으로 바뀌면서 크기도 상대적으로 커졌다. 이번에 국보로 지정 예고된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는 길이가 약 14m에 달하는 초대형 규모로, 장엄
2025-03-06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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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이 그린 꿈의 세계…‘TV 조각’이 펼친 미래의 예술 [요즘 전시]
‘로봇드림: 백남준 팩토리 아카이브’ 백남준 팩토리 남겨진 방대한 기록물 공개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1983년, 51세였던 백남준은 젊은 30대 판화가를 만났다. 그의 이름은 마크 팻츠폴. 미국 신시내티에 ‘클레이 스트리트 프레스(Clay Street Press)’라는 판화 공방 겸 화랑을 열고 수백 명의 미술가와 협업한 그였다. 팻츠폴에게도 이 만남은 특별했다. 백남준이 제안한 건 단순한 판화 작업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팻츠폴은 TV와 비디오로 구성된 ‘TV 조각’ 연작 ‘로봇 가족’(1986)을 포함, 백남준이 구상한 다수의 프로젝트를 10년 이상 함께 작업했다. ‘백남준 팩토리’라 불린 작업 공간이 주요 무대였고, 팻츠폴은 명실상부한 백남준의 수석 디자이너 겸 테크니션이었다. 그 역사적 순간들이 기록된 방대한 아카이브를 공개하는 전시가 시작된다. 백남준과 팻츠폴의 협업을 조명하는 전시 ‘로봇드림: 백남준 팩토리 아카이브’가 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미술관 2관에서
2025-03-05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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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차오르는 ‘달항아리’…미국서 특별전 개막 [요즘 전시]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휘영청 둥근 보름달을 닮았지만, 멋스러이 이지러진 굴곡. 새하얀 순백이 아닌, 우윳빛을 머금은 온화한 색감. 세상 어디에서도 같은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백자, 바로 조선 후기 17세기 말에서 18세기 전반에 빚어진 달항아리다. 한국 고유의 미학을 품은 달항아리가 북미 대륙 한가운데서 미국 관람객을 만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 위치한 덴버박물관에서 ‘한국의 달항아리, 다시 차오르다(Lunar Phases: Korean Moon Jars)’ 특별전이 지난 2일 개막했다고 5일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의 국외박물관 한국실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개최된 특별전으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달항아리 3점이 출품됐다. 이번 전시는 지난 2023년 12월에 개최된 ‘무심한 듯 완벽한, 한국의 분청사기(Perfectly Imperfect: Korean Buncheong Ceramics)’에 이은 두 번째 한국미술 특별전이다. 전시 중심에는 조선시대 달항아리
2025-03-05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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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찾아온 볼빨간 ‘미라이짱’ [요즘 전시]
日사진작가 카와시마 코토리 국내 첫 개인전 ‘미라이짱’, ‘베이비 베이비’ 등 309점 공개 역동적인 서울 도심 담아낸 ‘사랑랑’ 신작도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발그레진 두 볼에 가는 실처럼 맺힌 콧물, 그리고 무언가 못마땅한 듯 연신 치켜세운 짙은 눈썹. 오종종한 얼굴의 세 살배기 ‘미라이짱’이 한국에 당도했다. 12년 전 일본을 강타한 ‘카와이(かわいい·귀엽다)’ 정서의 대명사로 통하는 바로 그 아이다. 미라이짱의 반짝이는 찰나를 카메라 렌즈에 담아낸 일본 사진작가 카와시마 코토리(45)의 국내 첫 개인전이 서울 부암동 서울미술관에서 열렸다. “그다지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았다”는 작가의 말이 전하듯, 작품마다 때 묻지 않은 어린 아이의 소박하고 무구한 시선이 신선하다. 니가타 현 사도가 섬에 사는 친구의 딸, 쓰바키의 천진난만한 모습에 매료된 카와시마는 길게는 열흘씩 섬에 머무르며 2년 동안 필름 카메라로 그를 촬영했다. 쓰바키에게 ‘미래에서 온 아이’라는 의미의 미라이짱(未
2025-03-04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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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왜 한국어가 세계적 언어로 자리잡는 투자 안하나요” [헤경이 만난 사람]
전세계 한국어 배우는 열정 이어지는데 ‘소비자’로만 인식, 문화 확장 흐름 막혀 기업·정부 지속가능한 인프라 구축 소홀 “한국 정부와 기업은 한국어가 세계적인 언어로 자리 잡도록 지속 가능한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왜 투자하지 않나요? 북미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아이들이 진로를 고민합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영어 교사로 일하는 것 외에는 뚜렷한 길이 보이지 않습니다.” 40년 넘게 한국어를 연구하고 익힌 로스 킹 브리티시컬럼비아대(UBC) 한국문학·한국어학과 교수가 아쉽다는 듯 말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경제는 세계 14위(명목 GDP 기준)에 해당하지만, 한국 문화와 한국어를 지원하는 측면에서는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서울 용산구 헤럴드스퀘어에서 킹 교수와 함께 다프나 주르(한국명 주다희) 스탠포드대 한국문학과 교수를 만났다. 한국에 애정이 각별한 이들은 각각 올해로 설립 27년째를 맞은 미국 미네소타주 콘코디아 한국어 마을 ‘숲속의 호수
2025-03-04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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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숲속의 호수’는 24시간 한국어 보고 듣고 말하는 마을 [헤경이 만난 사람]
자연 벗삼아 한국어·문화 깊이 체험 일상에서 습득 진정한 ‘나의 언어’로 “한국말만 하겠다”는 북미권 아이들 해마다 미국 전역에서 참가자 몰려 올해 여름캠프 정원 차 이미 대기줄 ‘숲속의 호수(Sup sogŭi Hosu)’. 64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미네소타주 콘코디아 언어마을의 15개 마을 가운데 하나인 한국어 마을 이름이다. 1999년 설립돼 26년 동안 운영된 이곳에는 해마다 “하루 종일 한국말만 하겠다”고 말하는 북미권 아이들이 주로 모여든다. 오는 6월 말에 시작하는 올해 여름캠프 프로그램도 미국 전역에서 온 참가자들로 인해 지난달 중순에 벌써 정원이 다 찼다. 대기자 명단이 만들어지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굉장히 몰입해서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함께 먹고, 살면서, 24시간 내내 한국어를 보고 듣고 말하는 거죠. 이런 환경은 한국어를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숲속의 호수 설립자인 로스 킹 브리티시컬럼비아대(UBC)
2025-03-04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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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빗 투어·미술관 아침 산책…국립현대미술관, 멤버십 혜택 강화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국립현대미술관이 멤버십 출범 3주년을 맞아 온·오프라인 미술관 경험을 확장하는 유·무료 통합회원제 혜택을 강화한다고 4일 밝혔다. 우선 전시실과 라운지를 자유롭게 입장할 수 있는 QR회원증 프리패스 서비스가 새롭게 도입된다. 유료회원은 온라인 사전 예매나 종이 관람권 발권 없이 전시실 입구에서 QR회원증을 게이트에 찍으면 바로 입장 가능하다. 서울관의 경우 2시간 무료 주차 쿠폰도 제공된다. 멤버십 라운지도 QR회원증으로 사전 예약 없이 연 60회 내에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멤버십 전용 문화프로그램도 대폭 확대된다. 2024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니콜라 부리오, 한국인 최초 애니메이션 분야 미국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에릭 오 감독, 2024 영국 서펜타인갤러리 파빌리온 작가로 선정된 조민석 건축가가 참여한 명사 초청 강연 ‘MMCA 아트살롱: 시선’이 정기적으로 개최된다. 또 휴관일에 학예연구사와 함께하는 ‘MMCA 아트살롱: 프라이빗 투어’와 서
2025-03-04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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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후폭풍…아프리카계 작가 전시 지원 ‘0원’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날 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DEI)을 폐기하면서 개막을 앞두고 있던 미술 전시도 직격탄을 맞았다. 2일 미국 전문지 아트뉴스와 예술 전문웹진 하이퍼알러직에 따르면 오는 21일 미국 워싱턴DC 아메리카 미술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전시 ‘아메리카 이전에(Before The Americas)’가 돌연 취소됐다. 전시 주요 후원자인 미국 정부가 예산을 ‘0원’으로 삭감하면서다. 이 전시는 아프리카 디아스포라 역사와 문화적 유산을 조명하는 자리로 아프리카계 미국인은 물론 카리브해와 아프로 라티노(흑인과 히스패닉 혼혈) 작가들의 작품 40여 점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례적인 기획이었다. 4년에 걸쳐 전시를 준비한 큐레이터 셰릴 에드워즈는 “이렇게 많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작가들의 작품이 모이는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었다”며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전시가 중단된다. 인종, 신분, 계급에 기반한 차별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번 전
2025-03-02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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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개봉’ 겨우 확정했더니” ‘계엄사태’에 극장가 깊어진 시름
美 작품 개봉 피해 이번달 韓 영화 5편 출격 정국 혼란 지속되면 영화계 영향 불가피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폭풍으로 대통령 탄핵 추진이 이어지는 등 정국 불안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주요 멀티플렉스와 투자배급사가 남몰래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전통적인 극장가 성수기인 연말을 앞두고, 정치권의 혼란이 영화관으로 향하는 발길에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장 12월에만 ‘1승’과 ‘소방관’(개봉일 4일), ‘대가족’(11일), ‘하얼빈’(24일),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31일) 등 한국 영화 5편이 출격한다. ‘글래디에이터2’, ‘위키드’, ‘모아나2’ 등 외국 대작 영화 3편이 장악한 11월을 피한 겨울 성수기에 유난히 몰린 것. 정치적 혼란이 야기되기 전만 해도 침체된 극장가 분위기를 반전시킬 ‘한 방’ 극장 영화가 탄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 차였다. 이 중 신연식 감독과 송강호·박정민 배우가 호흡을 맞춘 ‘1승’, 곽경택
2024-12-09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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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 대통령상에 김경미 작가 ‘법화경 변상도’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올해 제49회 대한민국전승공예대전 대통령상 수상작에 김경미 작가가 만든 ‘법화경 변상도’가 선정됐다고 국립무형유산원과 국가무형문화재기능협회가 9일 밝혔다. 이번 전승공예대전엔 345점이 접수됐으며, 1차 심사와 국민 공개 검증, 전문가 현장실사, 최종 심사를 거쳐 수상작이 결정됐다. ‘법화경 변상도’는 화려한 금니 표현과 세밀하고 정교한 필력으로 완성된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국무총리상은 승경란 작가의 ‘철제 금은입사 손화로’,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은 류현도 작가의 ‘산조가야금’, 국가유산청장상은 박재균·조현진 작가의 ‘한지 천연염색’이 뽑혔다. 시상식과 전시 개막식은 오는 11일 서울 강남구 국가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 전시관에서 열린다. 수상작은 12일부터 20일까지 공개된다.
2024-12-09 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