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 일부 확대 [국가유산청]](https://stg-wimg.heraldcorp.com/news/cms/2025/03/06/news-p.v1.20250306.e5dbdde5bbba4c4db00f84b30e84754b_P1.png)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머리에 화려한 보관을 쓰고 몸을 아름답게 꾸민 부처인 400년 역사의 ‘장엄신(莊嚴身) 불화’가 국보로 지정된다. 전국적으로 120여 건이 전해지는 괘불도 중 규모, 장엄성, 시기성, 상징성, 예술성에서 가치가 높아 대표격으로 꼽힌 것이다. 국가유산청은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를 국보로, 고려시대 문인 이규보의 문집 ‘동국이상국전집 권18~22, 31~41’을 보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6일 밝혔다.
괘불도는 야외 법회나 불교 의식이 있을 때 걸어두는 대형 불화다. 특히 압도적 규모와 다양한 도상은 세계 어느 나라의 불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우리나라만의 독창적인 문화유산이다. 조선 후기에 본격적으로 제작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본존이 양발을 각각 반대편 넓적다리 위에 얹은 좌상 형식으로 그려지다가 점차 입상 형식으로 바뀌면서 크기도 상대적으로 커졌다.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 [국가유산청]](https://stg-wimg.heraldcorp.com/news/cms/2025/03/06/news-p.v1.20250306.f2da9fd8655f46c4aeeb876e297c0cd1_P1.jpg)
이번에 국보로 지정 예고된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는 길이가 약 14m에 달하는 초대형 규모로, 장엄신 괘불의 시작점을 연 작품이다. 국가유산청 측은 “초대형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균형 잡힌 자세와 비례, 적·녹의 강렬한 색채 대비, 밝고 온화한 중간 색조의 조화로운 사용으로 종교화의 숭고함과 장엄함이 효과적으로 구현됐다”고 전했다.
이 불화는 1627년(조선 인조 5년)에 법경(法冏), 혜윤(慧允), 인학(仁學), 희상(熙尙) 등의 화승이 제작한 괘불이다. 이처럼 불화 하단에 제작 연대, 제작자 등이 명확히 기록돼 있어 학술적 가치가 크다. 아울러 화기에는 ‘미륵(彌勒)’이라는 주존의 명칭이 적혀 있어 일찍이 충청지역에서 유행한 미륵대불 신앙의 전통 속에서 제작된 괘불도라는 점도 알 수 있다. 서화류에 종이나 비단을 덧붙여 족자, 병풍, 전적 등으로 꾸미는 장황 등 구성 요소도 완전하다.
이번의 국보 지정 예고는 7점의 괘불이 동시에 국보로 지정된 1997년 이후 약 30년 만이다.
![동국이상전집 [국가유산청]](https://stg-wimg.heraldcorp.com/news/cms/2025/03/06/news-p.v1.20250306.9e0f888d753947cfa692fea4ba19cae8_P1.jpg)
![동국이상전집 [국가유산청]](https://stg-wimg.heraldcorp.com/news/cms/2025/03/06/news-p.v1.20250306.3e00859568864403abd7ddc66e1d621b_P1.jpg)
이와 함께 보물로 지정 예고된 ‘동국이상국전집 권18~22, 31~41’은 고려 중기의 학자이자 관료인 이규보(李奎報, 1168~1241년)의 문집이다. 국립중앙도서관 소장본으로, 비록 전집 41책 가운데 16권 4책만이 남았지만 현존하는 자료 중에서는 가장 오래되고 희귀한 판본이자 국내에 소장된 자료 중에서 가장 수량이 많고 인쇄 상태도 우수하다.
지정 예고된 문화유산들은 30일간의 의견 수렴 기간을 거쳐 최종 지정될 예정이다.
ds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