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버니지 “러시아의 불법·부도덕 행위 견제해야”

야당 대표는 반대 입장 “파병은 유럽이 담당”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로이터]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우크라이나 평화유지군 파병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4일(이하 현지시간) AAP 통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앨버니지 총리는 이날 기자들에게 아직 우크라이나 파병 요청을 받지 않았다면서도 “요청이 들어오면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호주는 역사적으로 아프리카, 키프로스 등 다양한 평화유지 지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 “향후 모든 제안을 고려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에서 평화를 보고 싶다”면서 “우리는 러시아의 불법적이고 부도덕한 행위가 보상받지 않도록 확실히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와 함께하는 것이 호주의 국익이며, 그것이 바로 우리 정부가 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백악관 회담이 파행으로 끝난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을 전폭 지지한다면서 그간 제공한 15억 달러(약 2조2000억원) 규모의 지원에 이어 추가적인 재정 또는 군사 지원을 고려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앨버니지 총리의 이날 발언은 유럽 정상들이 우크라이나 전후 평화를 보장할 안보 연합 구성을 논의 추진하는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지난 2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런던에서 비공식 유럽 정상 회의를 주재한 뒤 “우크라이나의 협정을 수호하고 평화를 보장할 ‘의지의 연합’을 발전시키는 데 나아가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다수 국가가 우리가 개발 중인 계획에 참여하고 싶다고 했다”고 밝혔다.

스타머 총리는 “모든 국가가 기여할 역량이 있다고 느끼지는 못하나 우리가 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 의지 있는 국가들이 시급히 계획을 강화할 것”이라며 “영국은 지상군과 공군기로 이를 지지할 준비가 됐다. 유럽이 무거운 짐을 져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 회의에 참석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캐나다군의 우크라이나 파병 가능성에 대해 “캐나다군이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밝혔다.

다만 트뤼도 총리는 조만간 물러날 계획이어서 실제 파병 여부는 다음 정부가 결정하게 된다.

반면 호주 야당인 자유당의 피터 더튼 대표는 이날 우크라이나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지만, 호주군의 우크라이나 평화유지군 파병에 대해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더튼 대표는 기자들에게 “우리는 우크라이나군 훈련·지원에 관여해 왔고, 그것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지상군 우크라이나 파병에 대해서는 “그건 유럽인들이 맡는다”고 덧붙였다.

호주는 오는 5월 총선을 앞두고 있어 총선에서 자유당이 승리하면 더튼 대표가 파병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


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