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회 전인대 개막 앞두고 기자회견…“탄압·위협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

“中경제 어려움 직면해있지만 전망 확신…딥시크 칭찬할만해”

러우친젠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한국의 국회 격) 제14기 3차회의 대변인은 전인대 개막을 하루 앞둔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EPA]
러우친젠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한국의 국회 격) 제14기 3차회의 대변인은 전인대 개막을 하루 앞둔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이 중국의 연례 최대 정치행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일인 4일 총 20%의 대(對)중국 추가 관세를 부과한 가운데, 중국이 미국과 ‘평등한 협상’을 희망한다는 다소 유화적인 입장을 밝혔다.

러우친젠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한국의 국회 격) 제14기 3차회의 대변인은 전인대 개막을 하루 앞둔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중국과 마주 보고 평등한 협상을 통해 문제 해결 방법을 찾기를 희망한다”며 “중국은 또한 세계 각국과 협력을 강화해 어렵게 얻은 다자무역체제를 함께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우 대변인은 “국가 사정이 다른 두 강대국인 중국과 미국 사이에는 일부 이견이 발생하는 것을 피하기 어렵고, 서로의 핵심 이익과 중대한 우려를 존중하면서 문제를 적절히 해결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관건”이라면서 “우리는 미국과 대화·협상을 통해 각자의 우려를 해결할 용의가 있지만 탄압과 위협은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고, 국가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단호히 수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국가 간 무역은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을 준수해야 하며, 무역 분쟁도 WTO 틀 내에서 해결해야 한다”며 “미국의 일방적 관세 부과 조치는 WTO 규칙을 위반하는 것이며, 글로벌 산업 및 공급망의 안전과 안정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회견에서는 올해 양회의 주요 화두 가운데 하나인 딥시크(DeepSeek) 등 중국의 인공지능(AI) 기술 문제도 거론됐다.

러우 대변인은 “딥시크가 이룩한 중대한 발전은 AI 분야에서 중국 기업의 굴기(堀起)를 대표하며, 중년과 청년층으로 구성된 개발팀이 중국 과학기술 발전의 중추를 맡고 있어 칭찬할만하다”고 치켜세웠다.

리창 국무원 총리가 5일 정부공작보고(업무보고)에서 재작년 및 작년과 같은 5% 안팎의 올해 경제 성장 목표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러우 대변인은 중국 경제 전망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중국 경제 운영이 여전히 많은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도 “하지만, 중국 경제는 기초가 안정적이고 장점이 많으며 탄력성이 강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영기업에 대한 법적 보호를 명확히 하는 민영경제촉진법이 조속히 공포되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시진핑 국가주석이 민영기업 좌담회에 참석한 이후 민영기업 지원에 속도를 내는 중국은 이번 전인대에서 민영기업들이 시장경쟁에 공정하게 참여하고 법의 보호를 동등하게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는 쪽으로 민영경제촉진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러우 대변인은 또 올해 2조위안(약 400조원) 규모의 지방정부 부채를 대체하기 위한 채권 발행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7%대를 넘어선 중국의 국방예산은 올해도 비슷한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중국은 서방 중심의 우려 목소리에 대해 경계했다.

러우 대변인은 “중국은 2016년 이후 9년 연속 국방비의 한 자릿수 성장을 유지했고, 국방비 지출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오랫동안 1.5% 미만으로 유지돼 왔다”면서 “세계 평균보다 낮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전인대는 5일 오전 개막해 오는 11일 오후 막을 내린다. 전인대 대표 총 2929명 가운데 2893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행사 기간 국무원 관련 부서의 주요 책임자들이 외교와 경제, 민생 등 주제에 대해 총 3차례에 걸쳐 기자회견에 나선다.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