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정기총회서 제14대 협회장으로

회원사들과의 소통 강화 의지 밝혀

새 한국반도체산업협회장으로 취임한 송재혁 삼성전자 사장이 5일 정기총회에서 취임사를 발표하고 있다. 김민지 기자
새 한국반도체산업협회장으로 취임한 송재혁 삼성전자 사장이 5일 정기총회에서 취임사를 발표하고 있다. 김민지 기자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기술 수장을 맡고 있는 송재혁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이 새 한국반도체산업협회장으로 취임했다. 송 사장은 반도체 산업 경쟁을 야구에 빗대며 미국, 일본 등 다른 국가들의 취약점을 한국의 강점으로 삼자고 강조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이하 협회)는 5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더블트리 힐튼 판교에서 2025년도 정기 총회를 개최하고 송 사장을 제14대 협회장으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송 협회장의 임기는 이날부터 2028년 2월까지 3년간이다.

협회 회장은 1991년 김광호 초대 회장(전 삼성전관 회장)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최고위 경영진이 번갈아가면서 맡아왔다. 관례에 따르면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이 협회장을 맡아야 하지만, 전 부회장은 현재 DS부문장, 메모리사업부장, 삼성전자 대표이사,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원장 등 많은 역할을 맡고 있다. 협회장까지 하기에는 부담이 컸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송 신임 회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반도체 산업의 본질은 기술 혁신에 있다”며 “이제 개별 기업의 힘만으로는 절대 경쟁을 이겨낼 수 없기 때문에 팀 코리아가 돼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현실을 야구에 빗대며 “미국, 일본 등 기존 강국들의 약한 부분을 찾아서 미래 기술 발전의 혁신으로 이뤄나가면 20년 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처럼 한국도 결승전에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 신임 회장은 1996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후 D램 PA팀, 메모리제조센터, 플래시 개발실장 등을 거쳐 현재 DS부문 CTO 겸 반도체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30년간 반도체 기술개발에 집중해오며 국내 메모리 산업 발전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 온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반도체 산업이 글로벌 기술경쟁 심화, 통상 리스크, 인력 부족 문제 등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도 언급하며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소부장, 팹리스, 파운드리 등 회원사들과의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고 반도체 생태계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협회가 산업 전반의 유기적인 협력을 촉진하고 연구개발(R&D) 지원을 확대해 국내 반도체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어 나가겠다고도 강조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제12기 협회 임원진도 새롭게 구성됐다. 송현종 SK하이닉스 사장, 조기석 DB하이텍 대표이사를 비롯해 반도체 소자, 장비, 재료, 설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총 38명의 임원진이 선임됐다.

이날 협회는 2025년도 주요 사업 계획을 발표하며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 속에서 국내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제시했다. 중국 반도체 산업의 성장과 미 트럼프정부 2기 출범 등 급변하는 대외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반도체 투자 확대, 국제 통상 대응, 인력 양성 등 반도체 생태계 강화를 위한 여러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국내 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R&D 지원을 강화하고, 기업 간 협력과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교류 활동도 적극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다.

송재혁(왼족) 삼성전자 DS부문 CTO와 곽노정(오른쪽) SK하이닉스 대표가 5일 열린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정기총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민지 기자
송재혁(왼족) 삼성전자 DS부문 CTO와 곽노정(오른쪽) SK하이닉스 대표가 5일 열린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정기총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민지 기자

2022년부터 협회장을 맡아왔던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도 이날 임기를 마치며 소회를 밝혔다.

그는 “돌이켜 보면 한국 반도체는 전례없는 다운턴을 겪는 등 격변기에 있었다”며 “제 임기 동안 반도체특별법 제정, 반도체 펀드 조성, 한국 반도체 아카데미 설립 등을 추진해나갔지만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것들이 남아있는 것도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풀지 못한 숙제들은 차디 협회장님과 집행부에서 통찰력과 혜안을 가지고 현명하게 풀아나갈 것을 기대한다”며 “이제 협회장 자리를 떠나지만 여전히 반도체인의 한 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해 한국 반도체가 발전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정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은 “올해는 딥시크로 인해 반도체 시장이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고 정부에서 온디바이스 쪽에도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며 “관세부과가 가시권에 있다는 평가가 나오며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데, 어떻게 파고를 넘어가지는 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 또는 미국반도체협회와 소통하며 적극적으로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jakme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