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경기 포천시 승진훈련장에서 열린 한미연합훈련 중 포탄이 민가에 떨어져 인명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가 발생한 마을 일대가 통제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6일 경기 포천시 승진훈련장에서 열린 한미연합훈련 중 포탄이 민가에 떨어져 인명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가 발생한 마을 일대가 통제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운전하다 ‘꽝’ 소리를 들었다.”, “깨어보니 구급차에 타고 있었다.”

한미연합훈련 중 조종사의 좌표 입력 실수로 벌어진 ‘군 전투기 폭탄 오발사고’에서 부상자 가운데 3명은 근처를 화물차로 이동하던 시민들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6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경기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 일대에서 실시된 한미연합훈련 도중 오전 10시 5분께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낭유대교 인근 도로에 폭탄이 떨어져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부상자들은 의정부성모병원과 국군수도병원, 포천의료원 등으로 분산돼 치료 중이다. 현재 의식도 있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정도가 심한 부상자들은 폭탄과 약 10m 거리에 있던 화물차 탑승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화물차 탑승자인 부상자 A(60)씨는 목에 파편이 박히는 중상을 입어 의정부성모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제거 수술을 받은 뒤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6일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에서 공군 전투기 민가 오폭 사고가 발생해 사고 현장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5.3.6 [연합뉴스 독자제공]
6일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에서 공군 전투기 민가 오폭 사고가 발생해 사고 현장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5.3.6 [연합뉴스 독자제공]

A씨는 “차를 운전하던 중 ‘꽝’소리를 들은 뒤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깨어보니 구급차에 타고 있었다”고 전했다.

같은 차에 탑승한 B(66)씨도 어깨 개방성 골절 등 중상을 입어 국군병원까지 헬기로 이송됐으며 C(64)씨는 얼굴을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에는 도로를 지나던 이 화물차 전방 약 10m에 폭탄이 떨어져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잔해가 흩어지는 아찔한 순간이 담겼다. 가까운 지점에 폭탄이 떨어진 만큼 화물차에 타고 있던 A씨와 B씨의 부상 정도가 상대적으로 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부상자들은 폭탄 낙하지점과 떨어진 비닐하우스와 성당에 있던 외국인 2명과 군인 2명으로 경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공군은 이번 사고 원인이 조종사의 좌표 입력 실수라고 밝혔다. 이날 오폭 사고는 KF-16 2대가 일반폭탄인 MK-82 각각 4발을 사격장에 투하하는 훈련 중 발생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KF-16 2대가 동시에 오폭 사고를 일으킨 원인에 대해서는 “1번기가 좌표입력을 잘못했다”며 “2번기 조종사의 이어진 발사 부분은 공군이 좀 더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군 및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4분쯤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의 민가에 공군의 공대지 폭탄 8발이 떨어졌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15명이 다쳤고, 10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kace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