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채용 ‘선택과 집중’
전 사업본부 대신 ‘핀셋 채용’
R&D로 ‘차별적 우위’ 전략
조주완 “中추격에 R&D강화”
![LG전자가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에서 가전사업본부의 연구개발(R&D) 인력만 뽑기로 했다. 사진은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LG전자 제공]](https://stg-wimg.heraldcorp.com/news/cms/2025/03/07/news-p.v1.20250307.f5ffeb9544174d1aa5852f702e40e964_P1.jpg)

LG전자가 올해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에서 가전사업본부의 연구개발(R&D) 인력만 뽑는 ‘핀셋 채용’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과 대내외 불확실성 증가로 예년보다 채용 규모가 줄어든 가운데 가전 제품 경쟁력과 직결되는 R&D 인재 확보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중국 기업의 추격에 대응해 R&D 역량 강화를 강조한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5일부터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 중이다. 이번 채용은 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S사업본부에서만 진행한다. 모집 대상은 ‘기계·기구 R&D 인력’으로 한정했다.
HS사업본부 내 주방가전을 담당하는 ‘키친솔루션사업부’와 세탁기·건조기 등 생활가전을 책임지는 ‘리빙솔루션사업부’, 가전에 탑재되는 모터·컴프레서 등 부품을 설계하는 ‘부품솔루션사업부’, 차세대 가전을 연구하는 ‘HS연구센터’ 등 크게 네 개의 부서에서 R&D 인재 수혈에 나섰다.
이는 그동안 LG전자가 신입사원 채용 시 가전·TV·자동차 부품 등 전 사업본부에 걸쳐 전형을 실시해왔던 것과는 다른 행보다. 모집 직군도 R&D를 비롯해 상품기획·구매·영업 등 폭넓은 분야에 걸쳐 뽑아왔으나 올해 이례적으로 R&D에 한정해 ‘핀셋 채용’에 나선 것이다.
앞서 조주완 CEO는 지난해 12월 직원과의 소통 행사에서 해외 현장경영을 통해 확인한 중국 업체의 기술과 가격 경쟁력을 언급하며 이에 대응해 “올해 제품·원가·오퍼레이션 측면에서 구조적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 일환으로 현지화 전략에 맞춘 R&D 가속화를 강조했다.
R&D 인재 확보에 초점을 맞춘 이번 신입사원 채용 역시 조 CEO의 이런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이번 채용 전반에 걸쳐 ‘가전제품 성능 향상을 위한 부품 개발’과 ‘다양한 해외지역 환경에 적합한 제품설계’ 등을 핵심 업무로 강조했다.
사업부별로 보면 HS연구센터는 최근 한·중 기업 간의 경쟁이 치열한 로봇청소기 등 신사업의 선행연구를 제시했다. 리빙솔루션사업부의 경우 세탁기·건조기 등의 ‘진동·소음 개선을 위한 알고리즘 기술 개발’을 주요 업무로 설명했다.
부품솔루션사업부는 모터 최적화 설계 및 컴프레서 개발을 강조했다. 최근 에너지 효율이 높은 프리미엄 가전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력 소모가 많은 모터·컴프레서 기술 고도화에 대한 고민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 HS사업본부는 지난해 2조44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소비심리 위축에도 전년보다 2.6%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중국 TCL과 하이센스 등이 가전 시장에서 빠르게 치고 올라오면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생활가전 사업을 총괄하는 류재철 HS사업본부장(사장)은 1월 CES 2025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업체들을 심층 분석하고 있다. 제조 경쟁력과 원가 경쟁력 강화 방안도 많은 부분 찾아냈다”며 “그런 부분들을 실행하기 위해 R&D를 보강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중국 업체들과 비교해 차별적 우위를 확보하려면 가전 제품의 성능 개선과 차세대 혁신 제품 개발을 이끌 R&D 인재 확보가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생활가전 사업의 제품 경쟁력 확보를 위해 상반기 R&D 인력 충원에 집중했다”며 “연중 수시채용을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인력이 필요한 다른 직군에서는 그때그때 계속 채용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일 기자
joz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