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L, 중국 제외한 시장서도 점유율 1위
BYD, 글로벌 전기차 1위·배터리 2위
美 테슬라 ‘머스크 리스크’ 판매량 급감
업계 “中 브랜드 영향력 더욱 거세질 것”
![[챗GPT를 사용해 제작함]](https://stg-wimg.heraldcorp.com/news/cms/2025/03/13/news-p.v1.20250307.52e0fe800d89488aba88ca47de2b7a8b_P1.jpg)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글로벌 전기차 및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보조금 지원을 등에 업은 데다 최대 라이벌로 꼽히는 미국 테슬라가 최근 ‘머스크 리스크’에 발목이 단단히 잡히면서 중국 브랜드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 및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하이브리드 모델 포함)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중국 브랜드가 모두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주요 그룹별 전기차 판매 대수를 살펴보면 중국의 BYD가 전년 동기 대비 37.9% 늘어난 25만8000대를 판매하며 1위를 기록했다.
유럽 및 동남아 주요 거점에서 현지 생산을 확대해 각국의 관세 및 보조금 정책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는 BYD는 올해 한국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유럽과 동남아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력뿐만 아니라 기술력을 내세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2위 역시 중국의 지리그룹이 이름을 올렸다. 지리그룹은 지난달 모두 15만2000대의 전기차를 판매, 같은 기간 58.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내연기관 차량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을 빠르게 추진 중인 지리그룹은 기술 개발과 생산 역량을 동시에 강화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양사의 시장 점유율 확산세도 뚜렷하다. 지난달 전 세계에서 팔린 전기차는 총 125만3000대로 전년 대비 약 21.2% 상승했다. 이 가운데 BYD는 전체의 20.6%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대비 2.5%p 늘어난 수치다. 지리그룹 역시 같은 기간 2.9%p 늘어난 12.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연간 누적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 표 [SNE리서치 제공]](https://stg-wimg.heraldcorp.com/news/cms/2025/03/13/news-p.v1.20250307.57c8f90537d6463599d0f786c9f6ad72_P1.jpg)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도 중국 브랜드가 모두 1, 2위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 CATL은 전년 동기 대비 25.0% 성장한 25.0GWh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 1위 자리를 지켜냈다. CATL의 시장 점유율은 38.9%다.
2위는 전년 대비 42.6% 성장, 10.9GWh를 기록한 BYD(시장점유율 16.9%)가 차지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6.0GWh, 3위)과 SK온(2.9GWh, 4위), 삼성SDI(2.0GWh, 8위)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시장 점유율은 같은 기간 3.0%p 줄어든 16.9%를 기록했다.
특히, 전기차 판매 순위에 이어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도 두 자릿수대 성장률을 보인 BYD는 중국 내수 시장을 넘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와 유럽 시장으로 진출하며,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BYD의 가파른 성장 배경으로 ‘가격 경쟁력’을 꼽는다. 아울러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최대 경쟁사로 꼽히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부진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BYD는 NCM(니켈코발트망간)배터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앞세워 글로벌 배터리 및 전기차 시장은 물론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실제 국내 시장에 진출한 BYD는 첫선을 보인 콤팩트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타차량) ‘아토 3’의 가격을 3150만~3330만원(VAT 포함)으로 책정해 화제를 모았다. 아직 전기차 보조금과 관련 인증 문제가 남아 있는 단계이지만, 보조금 확정 시 유럽을 비롯해 다른 주요 시장보다 싼 가격에 구매가 가능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에 있는 테슬라 대리점 앞에서 일부 주민들이 일론 머스크를 비판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https://stg-wimg.heraldcorp.com/news/cms/2025/03/13/news-p.v1.20250307.21ffcf4e06c04ba9a4910e5fc5ee58bc_P2.jpg)
테슬라의 판매 부진도 BYD에 호재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테슬라는 최근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는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과도한 유럽 지역 정치 개입 이슈 등으로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부진을 겪고 있다.
독일 연방도로교통청(KBA)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등록된 테슬라 차량은 1429대다. 이는 전년 동기(6038대) 대비 76.3% 줄어든 수치다.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 역시 2.8%에서 0.7%로 뒷걸음질 쳤다. 노르웨이에서도 지난달 판매량이 전년 대비 반토막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2023년 20% 수준이었던 테슬라의 시장점유율도 8.8%로 곤두박질쳤다
아울러 프랑스에서도 테슬라 수요가 1년 새 26% 줄었고, 덴마크와 스웨덴의 지난달 판매량도 각각 48%, 42%씩 감소했다.
미국과 더불어 빅마켓으로 꼽히는 중국에서도 지난달 저조한 판매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중국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지난달 테슬라 중국 공장 출하량은 3만688대로 전년 대비 49.2%가 줄었다. 올해 1월에도 테슬라는 전년 동월 대비 11.5% 줄어든 6만3238대를 출고했다.
반면, 같은 기간 BYD는 중국 현지에서 61만4679대(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 포함)를 판매, 같은 기간 90.4%의 증가율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제조사들의 시장 점유율은 배터리를 납품하는 완성차 제조사의 핀매실적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며 “중국 업체들은 정부 차원의 막대한 보조금 지원 등으로 가격 경쟁력에서 경쟁사 대비 우위를 점하기 쉬운 상황인 데다 BYD의 경우 배터리와 전기차 제조를 아우르고 있고, 여기에 최대 경쟁사 테슬라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시장 내 영향력을 확장하는 데 더욱 유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likehyo85@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