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방산주 고공행진·루블화 올들어 25%↑
다국적기업, 러시아서 사업재개 가능성도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도브로필야에서 발생한 러시아 포격으로 건물들을 심하게 훼손돼 있다. [EPA]](https://stg-wimg.heraldcorp.com/news/cms/2025/03/10/news-p.v1.20250310.d3690787e2a64da782b7d1a6aa9efaf8_P1.jpg)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3년간 이어진 우크라이나 전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중재로 종전될 기미를 보이면서 시장도 급변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서양 동맹’에 균열을 일으키자 유럽 각국이 방위비 증액 등 재무장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우크라전 내내 이어진 대(對) 러시아 제재도 완화될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시장에도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 자강론…방산업체들 ‘들썩’
![지난달 10일(현자사건) 독일 베를린에서 군 의장대원들이 행진하고 있다. [로이터]](https://stg-wimg.heraldcorp.com/news/cms/2025/03/10/news-p.v1.20250310.9b7d38d5a39c461995e146d6711ff19e_P1.jpg)
유럽연합(EU) 27개국 정상들은 지난 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특별정상회의를 열고 유럽 방위력 강화에 8000억유로(약 1258조원)를 동원하는 방안을 골자로 한 ‘유럽 재무장 계획’ 추진에 합의했다. 외신들은 유럽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사실상 독자 노선 채비에 나선 것으로 진단했다.
유럽 국가들의 자강론에 힘이 실리면서 유럽 방산업체들의 주가는 즉각 반응했다. 유럽 최대 종합 방산 기업인 독일의 라인메탈은 지난 3일 전일보다 13.71% 급등한 1144.50유로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프랑스 방산 업체 탈레스(22.55% 상승)와 영국 방산 업체 BAE시스템스(14.54%), 이탈리아 방산 업체 레오나르도(16.13%) 등 주요 유럽 방산 업체도 모두 두 자릿수 급등세를 보였다.
이는 독일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이 방위비를 대폭 늘리면서 방산 업체의 무기 주문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실제 독일의 차기 총리인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 대표는 지난 4일 헌법 개정 합의안을 통해 국방비 차입 한도를 면제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국방비가 국내총생산(GDP)의 1%를 넘더라도 재정준칙에서 예외로 인정하기로 한 것이다. 또 메르츠 대표는 향후 10년간 5000억유로 규모의 인프라 투자 특별기금을 편성한다고 발표했다.
메르츠 대표의 발표 이후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수익률)는 5일 0.31%포인트 급등해 2.79%를 기록했다. 수익률은 2023년 10월 이후 최고치, 상승폭은 1997년 이후 28년 만에 최대폭을 각각 기록한 것이다. 유로스톡스50 지수는 7일 기준 지난 1월 20일 5164.44에 비해 6.8% 상승했고 독일DAX 지수 역시 1월 20일 이후 11.5% 올랐다.
대(對)러 제재 완화 기대에…사업 재개 가능성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5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분리 독립한 조지아 압하지야 지역의 선출된 지도자를 만나고 있다. [AFP]](https://stg-wimg.heraldcorp.com/news/cms/2025/03/10/news-p.v1.20250310.5e6cc74d43ca45f3b4301940577541d9_P1.jpg)
미국이 대(對) 러시아 제재에 대해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루블화의 가치는 올해 들어 달러 대비 약 25% 상승했으며, 러시아와 연계된 기업들의 주가는 미국의 제재가 해제될 가능성으로 급등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 관리들을 인용해 지난 2022년에 러시아에서 사업을 중단한 다국적 기업을 다시 유치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카콜라, 마스터카드, 비자 모두 러시아에서의 사업 복귀를 고려하고 있다고 러시아 언론들이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운 동독 정보장교 출신이나 2023년까지 노드스트림2 AG 최고경영자(CEO)였던 마티아스 와니그는 최근 미국 투자자들과 가스 사업 재개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에 상장된 러시아 최대 알루미늄 제조업체 루살의 주가는 연초 이후 달러 기준 61%, 러시아 자회사를 둔 오스트리아 라이페이젠 은행은 39% 상승했다.
트럼프 불확실성은 여전…“10일 사우디서 우크라와 협상이 관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로 돌아오는 길에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https://stg-wimg.heraldcorp.com/news/cms/2025/03/10/news-p.v1.20250310.f284ae236da74dc5b724121a1a34a536_P1.jpg)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과 같은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는 기대감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발표로 인해 불확실성을 지우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워싱턴DC로 돌아오는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 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에 대한 관세 부과와 관련해 “많은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도 “현재 러시아가 전장에서 우크라이나를 맹공격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새로운 조치를 검토 중”이라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휴전 및 평화 협정이 체결될 때까지 제재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오는 10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예정된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협상을 지목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경 태도가 종전을 앞당길 것이라고 믿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