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물 중심, 예고 엿새만에 돌입
닭고기 등 740개 품목 10∼15%↑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10+10% 관세 인상’에 맞서 미국산 농축산물에 부과한 ‘2차 보복 관세’가 10일 0시(중국 현지시간)부터 발효됐다. 미국 새 행정부가 출범한 지 2개월도 안 돼 미중 관세 전쟁이 갈수록 격화하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기간 ‘60% 대(對)중국 관세’를 공언해온 만큼 세계 각국에 영향을 줄 양국 간 분쟁이 앞으로 더 확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미국이 2차 10% 관세 인상을 시행하자 지난 4일 공고를 통해 미국산 닭고기·밀·옥수수·면화(총 29개 품목)에 대한 관세를 15% 인상, 수수·대두·돼지고기·쇠고기·수산물·과일·채소·유제품(총 711개 품목)에 대한 관세는 10% 높인다고 발표했다. ▶관련기사 4면
이번 관세 전쟁은 미국이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 문제를 이유로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지난달 4일부터 추가 부과하면서 본격 시작됐다. 이에 중국은 지난달 미국발 관세 인상이 시작되자 즉각 미국산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에 추가 관세 15%, 원유·농기계·대배기량 자동차·픽업트럭에는 추가 관세 10%를 물린다고 발표했다. 이어 6일 뒤인 지난달 10일부터 정식 적용에 들어간 상태다.
하지만 미국이 이달 4일부터 관세 10%를 추가로 매기면서 중국도 앞서 보복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미국의 농축산물까지 대상을 확대했다.
다만 중국은 미국을 강하게 비난하면서도 동시에 대화의 여지도 열어뒀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4일 “미국이 다른 속셈이 있어 고집스레 관세 전쟁, 무역 전쟁, 혹은 무슨 전쟁을 벌이려 한다면 중국은 끝까지 함께 할 것(맞설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미국이 괴롭힘의 태도를 거두고 조속히 대화와 협력의 올바른 궤도로 돌아오기를 권한다”고 했다.
하지만 미중 간 본격적인 ‘관세 전쟁 종전’ 협상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2일부터 상호 관세 부과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관세전쟁이 가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방영된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관세 조치가 수시로 바뀌는 것과 관련해서 업계에 명확한 느낌을 줄 수 있는지를 묻는 말에 “그렇게 생각한다”면서 “관세는 시간이 지나면 올라갈 수 있으며 그것은 아마도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4월 2일 상호 관세 이후에 후속적으로 또 변화가 있을 수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대해 “일부 관세는 상황에 따라 아마도 올라갈 것”이라면서 “나는 그것이 내려갈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김영철 기자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