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발발로 미·러 외교 공관업무 축소
주러 미 대사관 직원, 2016년 대비 10분의 1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9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공군 기지에서 공군 전용기에 탑승하고 있다. [AFP]](https://stg-wimg.heraldcorp.com/news/cms/2025/03/10/news-p.v1.20250310.cefc231d336e4c5f880596970469510c_P1.jpg)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미국과 러시아가 최근 대사관을 복원하는 등 외교 공관 업무 정상화에 나서고 있어 양국의 첩보전 또한 본격화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미국과 러시아의 외교 공관 업무 정상화는 상대국에 대한 첩보활동 강화를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양국은 지난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등을 계기로 관계가 악화하면서 상대국 외교관을 추방하고 자국 외교관을 감축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이에 따라 2016년 1200명에 달하던 주러 미 대사관 직원은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현재 미국에 주재하는 러시아 외교관은 220명가량이다.
대부분 수도 워싱턴 DC에 배치됐지만 일부는 유엔본부가 위치한 뉴욕이나 휴스턴 총영사관에서 근무한다.
이에 따라 양국은 비자 처리를 비롯해 상대국을 여행하는 자국민의 지원과 같은 일상적인 외교 업무조차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외교 공관 업무가 정상화할 경우, 이 같은 업무 처리가 훨씬 원활해질 전망이다.
문제는 공관 업무 정상화에 따른 부작용이다.
미국 내에서는 러시아와의 외교 공관 정상화는 미국에 불리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정보기관 요원이 외교관 신분으로 상대국에 암약하는 것은 외교가에선 상식이다. 미국도 러시아에서 지금보다 폭넓은 첩보활동을 벌일 수 있지만, 현 상태가 지속된다면 러시아가 훨씬 유리한 위치를 점한다.
권위주의 국가 러시아에서 미국 요원이 활동하는 데에는 엄청난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미국에서 활동하는 러시아 요원은 보다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벨퍼과학국제문제센터의 폴 콜비 선임연구원은 “러시아 외교 공관은 미국 정부와 기업에 침투하려는 정보요원들로 가득차게 될 것”이라며 “24시간 감시당할 미국의 요원들보다 훨씬 더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 공무원 대량 해고 사태도 러시아 정보기관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해고된 미 연방 공무원의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불만을 이용, 러시아 측 정보원으로 포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러시아와 외교공관을 정상화하더라도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엄격한 상호주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러시아 전문가인 안드레이 솔다토프는 “러시아는 선물처럼 주어진 외교공관 정상화라는 기회를 최대한 이용하려고 할 것”이라며 “미국에는 위협”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미국과 러시아는 지난달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외교 공관 기능을 정상화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했다.
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