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순매도 9761억원
관세 및 中 전기차 공습 등
EU 액션플랜 국내업체 영향주목
![[현대차그룹 제공]](https://stg-wimg.heraldcorp.com/news/cms/2025/03/11/news-p.v1.20250310.5bc61836f5e04aadaa895948bf8aee71_P1.png)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올 들어 외국인투자자들이 현대차를 1조원 가까이 팔아치웠다. 판매 실적은 양호하지만 ‘미 관세 사정권’ 정면에 놓여 불안정성이 고조되면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는 올 들어 현대차를 9761억원 순매도(2위) 했다. 삼성전자(-2조4380억원·1위)에 이은 2위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올해 현대차를 6343억원(2위) 사들였다.
현대차 주가는 올 들어 6.67% 하락했다. 연초 22만원대였던 주가 19만원대에 머물고 있다. 코스피가 올 들어 7%대 상승하는 가운데 시가총액 5위사 중 가장 낮다. 삼성전자는 0.56%, SK하이닉스는 9.75%,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5.95%, LG에너지솔루션은 1.01% 각각 상승했다.
현대차는 지난 4일 장중 18만92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뒤 소폭 개선된 흐름이다. 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에 한해 멕시코, 캐나다 대상 25% 관세 부과를 1개월간 유예했다. 멕시코에 공장이 있는 현대차에는 시간을 확보했지만 여전히 관세 리스크가 주가를 짓누르고 있다. 내달 초 국내 자동차 대상 관세 부과 결정 및 멕시코와 캐나다 관세 재개 가능성이 공존하면서다. SK증권에 따르면 25%의 관세가 부과되면 영업이익은 6조6000억원 감소될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관세 타깃은 1차적으로 자동차가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현대차를 비롯한 자동차주를 가장 우려되는 국내 섹터로 지목했다. 특히 “중국의 값싼 전기차들이 국내에 침투하면서 시장을 잡기 위해 마진 없이 들어오고 있다”며 “시장의 실제 반응들을 봐야 하겠지만 걱정 된다”고 말했다.
현대차를 비롯한 자동차는 지난해 한국의 대미 수출액 중 27.2%를 차지한 수출 효자 1위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량은 143만2713대로 전체 수출량(278만2612대)의 51.5%다. 이를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라 금액으로 환산하면 지난해 자동차 수출액 707억8900만달러 가운데 49.1%(347억4400만달러)를 미국에서 올렸다.
판매량은 아직 견고하다. 2월 기준 미국 판매량은 전년보다 4.1% 늘어난 6만7578대를 기록했다. IBK투자증권은 올해 현대차의 연간 판매량을 전년 대비 0.8% 오른 417만4000대로 예상했다. 유럽과 중국 및 러시아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판매량이 소폭 오를 것으로 봤다.
EU가 유럽 자동차 업체를 지원하기 위한 ‘액션 플랜’을 추진하면서 국내 업체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EU는 세제 혜택을 포함한 소비자 BEV 구입 지원 제도 모범 사례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원 정책 혜택을 받기 위해 충족해야 하는 현지화 규정 등이 어느정도 수준에서 수립될 것인지가 국내 업체들에게는 중요하다”면서 “유럽에서 LCA(Life Cycle Assessment․환경전과정평가)와 같은 비관세 장벽이 확대될 경우 현대․기아가 유럽 EV 생산을 통해 대응할 수 있을 것이나, 이는 국내 자동차 수출에는 감소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외 북미에 생산거점이 있는 지엠(GM), 포드(Ford), 스텔란티스(Stellantis) 등 북미 OEM(완성차업체)을 포함해 다수의 기업에게 타격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면서도 “관세 부과에 따른 자동차 가격 상승은 완성차 제품 믹스의 하향 소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현대차와 기아 및 일본 기업들 등 상대적으로 HEV 및 중소형 차량 라인업이 많은 아시아 OEM에게 수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dingd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