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세대 의대 박영년·김상우 교수 연구팀

- 조기진단과 표적치료 가능성 기대 높여

담도계 전암 병변으로부터 담도암의 발생 과정에서 나타나는 유전자 변이와 유전자 발현 이상 양상.[연세대 의대 제공]
담도계 전암 병변으로부터 담도암의 발생 과정에서 나타나는 유전자 변이와 유전자 발현 이상 양상.[연세대 의대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조기 발견이 사실상 불가능한 담도암 발병의 유전적 비밀이 풀렸다.

유전체 정보를 분석하는 유전자 패널 검사로 담도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연구재단은 연세대 의과대학 박영년, 김상우 교수 연구팀이 담도암의 전암 병변으로부터 침윤성 담도암에 이르기까지 유전체 및 전사체 변화 과정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담도암은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을 수송하는 통로인 담도계(담도와 쓸개)에서 발생하는 암으로, 5년 내 환자 10명 중 7명이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인 암이다.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고 다른 질병의 증상과 뚜렷이 구분되지 않아 조기 발견이 매우 힘들다.

암 발생 과정에 관여하는 유전자 변이와 발현 조절 매커니즘 연구도 드물어 조기 진단과 항암표적 치료도 어려운 실정이다.

연구팀은 담도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병변(전암 병변)으로 알려진 담도계 유두상 종양에 주목, 이 부위로부터 암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유전자 발현 이상이 암 발생에 관여함을 밝혀냈다.

유두상 종양 및 담도암으로 진단된 환자 166명 조직을 대상으로 전암 병변 부위와 주변으로 침윤해 들어가는 암종 부위를 분리해 대규모 전장 엑솜 염기서열분석을 진행했다.

이 중에서도 담도계 유두상 종양이 담도암으로 발전된 41명 환자 데이터를 전체 환자군과 비교·분석하고, 또한 9명의 환자 종양 조직에 대해 추가로 공간전사체분석을 시행했다.

그 결과 담도계 유두상 종양은 종양의 발생 위치에 따라 변이를 일으킨 유전자가 다르다는 점을 밝혀냈다.

또한 암이 되기 전 단계에서부터 이미 주요 발암 유전자 변이가 발생하고, 여기에는 주로 세포외기질 변화와 성장인자 반응성 관련 유전자 발현에 이상이 발생하면서 주변 조직을 침범하는 암으로 변화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박영년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담도암 관련 연구 중 최대 규모인 동시에, 입체적인 유전자분석 결과를 도출해 발암 과정을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유전자 검사 패널 제작에 활용해 조기 진단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 및 AI 데이터기반바이오선도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간장학 저널(Journal of Hepatology)’에 1월 18일 공개됐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