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 도입 여신거래 안심차단 서비스 이어

비대면 계좌개설에 대해서도 안심차단 서비스

3613개 금융회사 참여, 인터넷·모바일 가입 가능

보이스피싱 등에 따른 피해 방지를 위한 비대면 계좌개설 안심차단 서비스가 12일 본격 시행된다. [게티이미지뱅크]
보이스피싱 등에 따른 피해 방지를 위한 비대면 계좌개설 안심차단 서비스가 12일 본격 시행된다.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 A씨는 신청하지 않은 카드가 배송된다는 문자메시지에 속아 범죄조직이 알려준 악성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했다. 범죄조직은 앱을 통해 탈취한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비대면 예금계좌를 개설했고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받기 위한 대포통장으로 사용했다.

최근 금융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비대면 계좌개설이 활성화되는 등 금융소비자의 거래 편의성은 제고됐으나 원격제어·악성앱 설치 등을 통해 탈취된 개인정보를 악용해 본인도 모르게 비대면 계좌개설이 이뤄지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A씨처럼 본인이 원하지 않는 수시입출식 계좌가 비대면으로 신규 개설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한 비대면 계좌개설 안심차단 서비스가 12일 본격 시행된다. 은행, 저축은행, 상호금융, 우정사업본부 등 3613개 금융회사에서 간단하게 신청할 수 있다. 지난해 8월 도입한 여신거래 안심차단 서비스와 함께 보이스피싱 등 민생침해 금융범죄에 따른 금전 피해를 예방할 것으로 금융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신한은행 본점을 찾아 비대면 계좌개설 안심차단 서비스 가입 절차에 대해 듣고 안심차단 서비스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지원해줄 것을 당부했다.

비대면 계좌개설 안심차단 서비스에 가입하면 한국신용정보원에 안심차단 정보가 즉시 등록되고 금융권의 신규 수시입출식 계좌 개설 거래가 실시간 차단돼 본인도 모르는 사이 개설된 계좌로 인한 금전 피해를 예방할 수 있게 된다.

현재 거래 중인 은행, 저축은행, 농협, 수협, 신협, 새마을금고, 산림조합, 우체국의 영업점 등을 직접 방문하거나 은행(모바일․인터넷뱅킹) 및 금융결제원(어카운트 인포)의 비대면 채널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이용자가 신규 수시입출식 수신거래를 하고자 할 경우에는 기존 거래여부와 무관하게 가까운 금융회사 영업점을 방문해 손쉽게 서비스를 해제할 수 있다. 해제 후에는 즉시 수시입출식 계좌개설이 가능하다.

금융당국은 이번 서비스 도입이 민생침해 금융범죄 예방은 물론 명의도용으로 개설된 계좌가 소위 ‘대포통장’으로 이용돼 불법 도박, 마약, 각종 불법 범죄 수익금의 자금 세탁경로로 악용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신거래 안심차단 서비스는 출시 이후 7개월 만에 약 31만명의 금융소비자가 가입했다. 연령대별 가입 현황을 보면 보이스피싱 피해에 취약한 60대 이상 고령층의 가입률이 전체 가입자의 약 53%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보이스피싱은 개인의 경제적 피해를 넘어 사회적 신뢰를 저해하고 금융시장의 안전을 위협하는 민생범죄”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안심차단 대상을 오픈뱅킹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 금융권과 논의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이복현 원장은 “금융범죄 척결을 위해 정부와 금융권이 합심해 총력 대응에 나서야 한다”면서 “비대면 금융거래 안심차단서비스가 금융소비자를 보호하는 튼튼한 안전망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달라”고 강조했다.


eh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