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후반 남성 SNS 상 타인의 삶과 비교

“월 1000만이 빠듯하면 우리 가족은 어떻게?”

“경제력 부족으로 우울증 심해, 가족에 미안”

40대 취업자수가 20여 년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0대 취업자는 총 617만9000명으로, 전년보다 8만1000명 감소했다. 지난 2003년(605만명) 이후 가장 작은 규모다. 사진은 지난 1월 31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연합]
40대 취업자수가 20여 년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0대 취업자는 총 617만9000명으로, 전년보다 8만1000명 감소했다. 지난 2003년(605만명) 이후 가장 작은 규모다. 사진은 지난 1월 31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연합]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소득의 양극화 문제가 우리 사회 통합의 걸림돌로 지적되는 가운데 한 40대 가장의 토로가 온라인에서 주목받고 있다. 한 달 수입이 270만원이라는 이 남성은 ‘월 수입이 1000만원대인데도 생활비가 빠듯하다’는 글에 자괴감을 호소했다.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40대 후반 월수입 270만 원 나가 죽고 싶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 씨는 “40대 후반 월급, 상여금, 연말정산 환급 등 1년에 받는 모든 실수령액을 월로 계산하면 270만 원이 될까 말까다. 아내가 버는 돈까지 다 합치면 월 350만 원 정도 될 것 같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슬하에 자녀 1명이 있다고 밝힌 그는 “월수입 800만~1000만 원인데 생활이 빠듯하거나 돈을 모을 수 없다는 글을 한 번씩 보게 되는데 그럼 난 나가 죽어야 하나, 우리 가족은 이 돈으로 어떻게 살지?‘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40세에 실업자 되고 공백기 있었고 지금 하는 일 5년째인데 경제적으로 부담 주지 않는 가족들에게 고마워해야겠다”며 “인생을 돌아보니 열심히 살지 않은 제 잘못이다”고 자신을 탓 했다.

A 씨는 “해외여행은 20년 전 신혼여행이 전부고 국내 여행도 안 간 지 7년은 넘은 듯하다”며 “제가 경제력 부족으로 우울증이 심한데 아내는 ‘하루 최선을 다했으면 맛있는 거 먹으면서 만족하자’고 한다”고 했다. 이어 “아이도 부족한 아빠의 경제력에 아무런 불만이 없다. 그래도 전 항상 미안하다”라고 덧붙였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잘하고 계시고 좋은 부인도 두지 않았나”, “액수를 떠나 각자 생활 속에서 행복할 영역을 만들면 된다”, “커뮤니티 때문에 남들이랑 자꾸 비교하게 된다. 솔직히 세 가족 부양하기에 부족할 순 있으나 못 살 정도도 아니다” 등의 반응을 남겼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4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가구(1인이상 가구·농림어가 포함)의 월평균 소득은 521만5000원으로, 1년 전보다 3.8% 증가했다.

근로소득은 324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늘었고, 사업소득은 109만1000원으로 5.5% 증가했다. 다만 소비자물가 상승을 반영한 실질소득 증가율은 2.2%에 머물렀다.

특히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21만3000원으로 전년 같은 분기 대비 3.0% 증가하는데 그쳤으나 3분위는 440만 6000원으로 같은 기간 4.4% 늘었고, 소득 최상위인 5분위는 1119만9000원으로 3.7% 높아져 소득의 양극화는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행복감 조차 소득 수준에 따라 양극화 현상을 보인 조사 결과도 있다.

한국행정연구원이 지난해 8∼9월 전국 19세 이상 성인 82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사회통합실태조사’ 결과에서 월 소득 100만원 미만인 최저 소득 집단의 행복감은 2023년 6.1점에서 지난해 6.0점으로 감소했다.

반면 월 소득 600만원 이상인 최고 소득 집단의 행복감은 6.8점에서 7.0점으로 올랐다.

전체 국민의 행복감은 10점 만점에 6.8점으로, 2023년(6.7점)보다 0.1점 올랐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