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4일부터 캐나다·멕시코 관세” 강행

美경기불안 확산…뉴욕증시 낙폭 확대

국내 증시 하방 압력 불가피

“기술적 부담 낮아져” 분석도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분주하게 일하고 있다. [AFP]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분주하게 일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국내 증시는 4일 불안한 미국 경제 지표와 결국 현실화한 트럼프발(發) 관세, 이에 따른 미국 증시 급락에 따라 하방 지지선 확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는 직전 거래일인 지난달 28일 비슷한 재료로 전일 대비 3.39% 급락하며 2530대로 후퇴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엄포와 엔비디아 등 미국 기술주 조정이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자극한 가운데 외국인이 코스피·코스닥 현·선물을 합쳐 5조원 가까이 순매도한 것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여기에 삼일절 연휴로 국내 증시가 휴장한 사이 미국 2월 ISM 제조업지수가 발표되면서 경기 둔화, 물가 상승 이슈가 추가됐고 ‘우려’에 머물던 관세는 결국 현실화 하는 분위기다.

미국 2월 ISM 제조업지수는 지난달(50.9)보다 둔화된 50.3으로 발표됐다. 특히 향후 경기상황을 짐작할 수 있는 신규 주문이 전달 대비 6.5포인트 급감한 48.6으로 나타나 경기 불안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간밤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지수가 2.64%,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1.48%,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76% 하락하며 동반 약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장 마감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4일(현지시간)부터 캐나다, 멕시코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확인하면서 지수 낙폭이 더욱 확대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상자산 전략 비축 추진 지시 소식에 급등했던 비트코인도 관세 현실화와 경제 불확실성 확대에 하루 만에 급락해 상승분 대부분을 반납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 역시 공포에 맞서야 하는 상황이 됐다.

특히 국내 반도체 업종 주가와 연관성이 높은 미국 엔비디아(-8.81%)가 TSMC(-4.19%)의 웨이퍼 주문 축소 소식과 중국 내 제품 유통에 따른 제재 확대 우려 등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 점도 하방 압력을 높인다.

엔비디아 외에도 브로드컴(-6.05%), 인텔(-4.17%), 슈퍼마이크로컴퓨터(-13.00%), ARM(-8.04%) 등이 동반 하락하며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4% 폭락했다.

국내에서는 2월 수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 증가했으나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16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이 부담이다. 다만,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정상회담이 파행한 가운데 지정학적 불안이 높아지며 유럽 국방비 지출 확대 전망에 유럽 방산주 주가가 크게 상승, 국내 방산주의 키맞추기를 기대해볼 수 있다.

이번 주에는 이날 개막하는 중국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미국과 유로존 구매관리자지수(PMI), 미국 고용지표, 유럽중앙은행(ECB) 기준금리 결정 등 주요 일정이 모여있어 변수도 많은 상황이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가격 조정을 겪으면서 최근까지 존재했던 기술적 지표상 부담은 다소 완화되는 모습으로, 조정이 더 이어질 수 있으나 지난주보다는 조금 덜 불편하다”며 “트럼프 노이즈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재료가 확실한 조선이나 방산이 단기적으로는 비를 피하는 우산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yun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