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 이달 중순 저서 출간…韓 북콘서트

安 부산행·劉 강연…중도층 겨냥 행보

박근혜는 “與 단합”…韓 겨냥 발언도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서울시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서울시 제공]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국민의힘의 ‘찬탄(탄핵 찬성)’ 잠룡들의 조기대선 가능성을 의식한 행보가 늘어나고 있다. 침묵 속에 탄핵심판 결과를 지켜보는 대부분의 ‘반탄(탄핵 반대)’ 주자들과 달리 일찌감치 존재감 경쟁에 시동을 건 모습이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달 중순 ‘다시 성장이다’라는 제목의 저서를 출간한다. ‘오세훈의 5대 동행, 미래가 되다’를 부제로 서울시정 내내 오 시장이 강조했던 ▷도전과 성취와의 동행 ▷약자와의 동행 ▷미래세대와의 동행 ▷지방과의 동행 ▷국제사회와의 동행을 중점적으로 담았다. 오 시장 측은 “각 테마의 구체적인 전략과 문제의식을 담은 대한민국 미래 설계도”라고 설명했다. 4선 서울시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선진국 도약을 위한 비전을 담았다는 이 책은 사실상 조기대선을 고려한 국가 담론집으로 여겨지고 있다. 오 시장은 3일 “우리 경제는 5년마다 성장률이 1%씩 하락하는 ‘한국병’에 걸려 있다. ‘다시 성장’으로 반전하지 못하면 국가도 국민도 존립할 수 없다”며 ‘성장’을 자신의 핵심 의제로 재차 거론했다.

오 시장은 오는 11일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를 맡고 있는 국회 무궁화포럼이 주최하는 ‘핵 잠재력 확보를 위한 한미 안보협력 전략’ 토론회의 기조연설자로도 나설 예정이다. 서울시·서울연구원 주최로 지난달 12일 국회에서 열린 지방분권 개헌 토론회에는 국민의힘 현역 의원 48명이 참석했는데, 다시 한번 세 몰이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5일 서울 마포구에서 지난달 말 출간한 자신의 저서 ‘국민이 먼저입니다’의 북콘서트를 개최한다. 한 전 대표는 지난 2일 제2연평해전을 주제로 한 연극을 관람하며 당대표 사퇴 약 두 달 만에 정치 활동을 재개했는데, 배현진·고동진·박정훈·우재준·정성국·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이 함께하며 당내 친한(친한동훈)계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한 전 대표는 6일 서울 서대문구에서 8개 대학 총학생회 연합이 주최하는 ‘2025 대학생시국포럼’의 첫 강연자로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한 전 대표 측은 대학교 개강 시기를 맞아 전국 대학에서 순회 강연을 하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의원은 5일 고향인 부산을 찾는다. 안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부산은 자주 가는 편이다. 어머님이 해운대에 살고 계셔서 자주 찾아뵙고 있다”고 했는데, 국민의힘 대권주자 중 유일한 PK(부산·울산·경남) 주자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왔다. 유승민 전 의원도 오는 19일 인천대를 비롯한 대학에서 강연에 나선다. 유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우선 (2024년 수준인) 3058명 동결로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복귀를 성사시키고, 의료개혁은 다시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한다”고 의정갈등 해법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찬탄 주자들의 공개 행보는 최종 선고만 앞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절차, 높아지는 탄핵 찬성 여론과 맞물려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5~27일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탄핵 여론조사 결과 찬성 59%, 반대 35%로 각각 나타났다. 특히 중도층에서 찬성(70%)이 반대(23%)를 3배 웃돌았고, 무당층에서도 찬성(64%)이 반대(18%)를 압도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중도 확장성’은 찬탄 주자들의 공통의 무기다.

다만 탄핵 반대 정서가 강한 ‘당심(黨心)’은 변수다. 당심을 나타내는 여권의 대표적인 인물인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전날 국민의힘 지도부와 약 1시간 동안 가진 비공개 면담에서 “윤 대통령이 지금 구치소에 수감돼서 이런 상황 맞게 된 것에 대해 마음이 무겁다”, “어려울 땐 대의를 위해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게 중요하다”며 ‘단합’을 주문했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은 “돌이켜보건대 개인의 소신이 항상 있을 수 있지만, 집권당의 대표가 소신이 지나쳐서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는 건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윤 대통령과 대립했던 한 전 대표를 겨냥한 발언이란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친한계에서는 해당 발언을 공개한 지도부에 대한 불쾌감도 나왔다. 친한계 박상수 전 대변인은 이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과거 탄핵소추위원장(권성동 현 원내대표)을 따뜻하게 품어준 박근혜 대통령의 정신에 맞지 않다”고 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3일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2025.3.3 [국민의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3일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2025.3.3 [국민의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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