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개인 총거래 600조원 넘어
올 美·日 대비 韓 증시 ‘아웃퍼폼’
‘관세전쟁’ 심화, 하방 압력 가능성

지난해 미국 등 글로벌 증시로 이민을 떠났던 개미들이 2월 들어 빠른 속도로 코스피·코스닥 시장으로 복귀했다.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액(매수+매도액)이 8개월 만에 30조원 선을 넘어선 가운데, 월별 총거래액 중 개인 비율도 60% 선에 근접하면서다. 작년 말에 비해 확연히 식은 미국 중심의 해외 증시 투자 열기가 국내 증시로 이전됐다는 평가 속에, 이 같은 수급이 국내 증시 추가 상승에 도움을 줄 지 관심이 집중된다.
다만, 그동안 유예됐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發) ‘관세 전쟁’이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부과 강행과 대중(對中) 추가 관세 부과로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은 증시엔 부담 요소로 꼽힌다.
▶2월 개인 총거래액 600兆 선도 넘어서=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코스피·코스닥 시장을 포함한 전체 국내 증시에 대한 개인 투자자의 지난 2월 총거래액은 600조4477억원을 기록했다. 한 달 전 총거래액 422조4294억원과 비교했을 때 178조183억원이나 더 많은 개인 투자금이 국내 증시에서 돌았던 셈이다.
총거래액이 600조원 선을 넘은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일평균 거래액으로도 환산했을 때도 30조224억원을 기록하면서 전월(23조4683억원) 대비 6조5541억원이나 더 늘었다. 국내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의 일평균 거래액이 30조원 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6월(31조2810억원) 이후 8개월 만이다.
개인 투자자의 복귀로 인해 국내 증시 전체 월간 거래액 중에서 개인 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달 58.97%에 이르며 60% 고지 목전에 다다른 것으로 기록됐다. 이 수치도 지난해 6월 기록한 62.16%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높다.
▶수익률 따라 美 증시서 韓으로 돌아온 개인=주목할 점은 ‘서학개미’로 국내 증시를 등졌던 개인 투자자들이 ‘동학개미’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2월 해외 증시에 대한 국내 투자자의 합산 거래액은 535억9340만달러로 한 달 전(598억5087만달러)에 비해 10.46%(62조5747억원) 감소했다. 일평균 거래액으로 환산했을 때는 1월(26억221만달러)에 비해 소폭 늘어난 26억7967만달러였다.
떠나갔던 동학개미들이 국내 증시로 귀환한 가장 큰 요인은 수익률이 꼽힌다. 올해 들어 2월 종가까지 코스피, 코스닥 지수는 각각 5.55%, 9.70%씩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국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3.05%)·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1.24%)·나스닥종합지수(-2.40%)를 비롯해 일본 닛케이225지수(-6.87%),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92%), 인도 니프티50지수(-6.43%), 대만 자취안(加權)지수(0.08%) 등 국내 투자자의 주요 해외 투자처에 비해 수익률이 앞선 것이다.
증권가에선 강세장 전망이 우세한 3월 이후 국내 증시엔 ‘노이즈’가 많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관세 정책이 협상 수단일 뿐 현실화할 가능성이 작을 것이라는 시장의 희망이 꺾였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와 증시로선 관세 전쟁이 심화할수록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3월 초엔 한 달간 유예했던 캐나다·멕시코 관세 문제가 예고된 데다, 4월 초에는 전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한 상호 관세 발표가 예정된 상황”이라며 “미국을 빠져나온 증시 투자 금액이 흘러 들어가 랠리를 펼쳤던 유럽, 홍콩 증시 등에서도 단기 과열에 따른 조정 장세 가능성이 점쳐진다는 점도 3~4월 국내 증시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짚었다. 신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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