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지난해 1년 간 남편이나 애인 등 ‘친밀한 관계의 남성 파트너’에 의해 살해된 여성이 최소 181명에 달한다는 분석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해 친밀한 남성에게 살해된 여성이 지난해 이틀에 한명 꼴인 셈이다. 또 살인미수 등으로 생존한 여성은 무려 374명에 달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지난해 1년 간 언론보도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분석 결과를 담은 ‘2024년 분노의 게이지’ 보고서에 따르면, 남성 파트너에 의해 살해된 여성은 최소 181명, 살인미수 등으로 생존한 여성은 374명이었다.
살인 피해자 유형을 보면, 전체 181명 중 가해자가 배우자인 경우가 72명, 데이트 관계인 애인 104명, 일방적 교제 등 기타 관계가 5명이었다.
가해자의 살해로 자녀나 부모, 친구 등 주변인이 피해를 본 경우도 19명으로 집계됐다.
살인미수의 경우, 가해·피해자가 배우자 관계인 경우가 150명, 데이트 관계 198명, 기타 관계 26명, 주변인 76명 등 450명이었다.
친밀한 남성 파트너에 의한 살인·살인미수 피해자는 모두 650명에 달했다.
이 단체는 “최소 15.8시간마다 1명의 여성이 남편이나 애인 등 친밀한 관계의 남성 파트너에 의해 살해되거나 살해될 위험에 처해 있으며 주변인 피해까지 포함하면 최소 13.5시간 마다 1명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통계는 언론에 보도된 최소한의 수치로 실제 언론에 보도되지 않는 사건을 포함하면 친밀한 관계의 남성 파트너에 의해 살해당하거나 살해될 위험에 처한 여성의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살인·살인미수 피해자 650명 중 연령대가 확인된 346명을 보면 20대 21.9%(76명), 30대 19.3%(67명), 40대 18.5%(64명), 50대 17.0%(59명)로 전 연령대에서 나타났다.
친밀한 여성 살해·살인미수 사건으로 인한 피해는 주변인을 넘어 피해자의 반려동물에까지 큰 피해를 주기도 했다.
전체 650건 중 14.6%(95건)에서 반려동물 피해가 확인됐다.
여성의전화는 “공식 통계와 대책이 없는 공백 속에서 여성폭력 피해는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며 “성차별의 극단적인 현상인 여성 살해를 성평등 관점에서 바라보고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구조적 문제로서 여성폭력 근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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