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3대 지수 작년 9월 이후 최악

관세전쟁 심화·불확실성 발목

이번 주(10~14일, 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엄습한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고물가 속 경기 침체)’의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 심리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팽배한 상황에서 12일(현지시간)로 예정된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까지 예상치를 웃돌 경우 ‘S(스태그플레이션) 공포’는 투심에 직격탄을 날릴 가능성도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3~7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종합지수는 각각 주간 기준 2.4%, 3.1%, 3.5%씩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거둔 최악의 성적표다.

미 월가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發) 글로벌 관세 전쟁 심화가 뉴욕증시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분석 중이다. 특히, 멕시코·캐나다에 대한 관세를 부과했다 이를 또 한 번 한 달간 유예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 행보에 시장이 하락 반응했단 평가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불확실성”이라고 지적했다.

그나마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미 증시를 안심시키는 역할을 담당하는 상황이다. 파월 의장은 지난 7일 미 뉴욕에서 열린 통화정책 포럼에서 연사로 나서 “(경제) 지표 전개가 향후 소비·투자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심리지표는 최근 몇 년간 소비 성장에 있어 좋은 선행지표가 되지 못해왔다”고 지적했다. 최근 소비자심리 관련 지수들이 소비 둔화를 시사하고 있지만, 경제 상황에 대한 확실한 ‘수치’를 확인하는 게 중요하단 점을 강조한 셈이다.

이번 주 시장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지표는 미 2월 CPI다.

이번 CPI는 오는 18~19일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개최를 앞두고 나오는 마지막 CPI라는 점에서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FOMC를 한 주 앞두고 ‘침묵 기간’을 준수해야 하는 만큼 연준 주요 인사의 발언이 없다는 점도 2월 CPI의 영향력을 더 크게 느끼도록 하는 상황이다.

지난 7일엔 파월 의장의 경제 낙관론에 S&P500 지수의 200일선은 지지에 성공했다. 다만, 2월 CPI 결과에 따라 해당 지표의 지지 또는 이탈이 결정될 수도 있다. 11일 나오는 1월 구인·이직 보고서(JOLTs)에서 ▷구인(job openings) 지표 ▷자발적 이직률 지표는 고용시장 상황에 대한 힌트를 제공할 전망이다. 13일에는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나온다. 시장 기대치는 전달 대비 0.3% 상승이다. 같은 날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발표된다. 주간 마지막 거래일인 14일엔 3월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 예비치도 나온다. 2월 미시간대 예비치에서 전망을 웃돈 1년 기대인플레이션이 뉴욕증시에 투매를 끌어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증시에 지속해서 변동성 리스크를 주입 중인 트럼프 대통령의 ‘입’도 중요하다. 신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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