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경기침체 감수 관세정책 강행 의지…나스닥 4% 급락
미국 빅테크 일제 추락…코스피 충격 불가피 “지지선 구축 관건”
![[연합, 폭스뉴스 방송화면 캡처, 게티이미지뱅크, 신동윤 기자 정리]](https://stg-wimg.heraldcorp.com/news/cms/2025/03/11/news-p.v1.20250311.c79b5302cbac4f92b03a252952d833cb_P1.jpg)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 때문에 확산된 ‘R(Recession, 침체)의 공포’가 미국 뉴욕증시를 넘어 국내 증시까지도 끌어내릴 지 관심이 집중된다. 경기 침체까지도 불사하고서도 고율의 관세를 통한 글로벌 무역 전쟁을 강행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미 뉴욕증시가 급락세를 면치 못하면서, 최근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국내 증시에도 강력한 하방 압력이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다르면 10일(현지시간) 미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90.01포인트(2.08%) 급락한 4만1911.71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55.64포인트(2.70%) 주저앉은 5614.56, 나스닥종합지수는 727.90포인트(4.00%) 폭락한 1만7468.32에 장을 마쳤다.
나스닥은 작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1만8000선이 무너졌다. 나스닥의 하루 낙폭이 4% 이상인 경우는 지난 2022년 9월 13일의 -5.16% 이후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기 침체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고, 이에 지금까지 펼쳐 온 강경한 관세 정책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심리를 급랭시킨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경기침체를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하는 일은 미국에 부를 다시 가져오는 과정”이라며 “일정한 과도기(transition)적 시기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증시가 최근 조정을 받은 것에 대해서도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는 최근 주가지수의 조정폭에 대해 “공정하게 말하면 ‘많이’는 아니다”라며 “내가 하려고 하는 것은 강한 국가를 건설하는 것이고 우리는 옳은 일을 해야 한다. 그것은 미래를 위한 엄청난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입장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은 증시에 강펀치를 날렸다. 증시에선 최근 조정으로 트럼프가 이른바 ‘트럼프 풋’ 형식의 부양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던 터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강공 일변도를 천명하면서 일단 시장을 탈출하고 보겠다는 심리가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백악관이 10일(현지시간) 직접 나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장기적으로 경제에 도움이된다고 강조하며 진화에 나섰다. 백악관 공동 취재단에 따르면 백악관 당국자는 증시 급락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 성명에서 “주식 시장의 동물적인 감각과 우리가 업계 및 업계 리더들로부터 실질적으로 파악하는 바 사이에는 강한 차이가 있다. 중·장기적으로 경제에 미칠 영향에 있어 후자가 확실히 전자에 비해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장은 ‘침체’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미국의 2월 비농업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미국의 경기가 여전히 강하다고 밝히는 등 아직 미국 경기지표에는 침체 조짐이 뚜렷하게 나타나지는 않고 있지만 ‘공포 심리’를 트럼프 대통령이 자극했다는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오는 12일 발효될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조치, 같은 날 발표될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대한 시장 경계감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6.91포인트(0.27%) 오른 2,570.39를 기록했다. 지난주 미국발 관세 우려에 등락을 거듭했던 코스피가 전날은 새로운 반등 동력을 모색하며 방향성을 잡아가는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간밤 급락한 뉴욕 증시의 영향으로 이날 코스피는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엔비디아(-5.07%), 테슬라(-15.43%) 등 미국 주요 기술주의 급락으로 코스피 대장주인 반도체주와 이차전지주의 불안한 장세가 전망된다.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부각되며 원화가 추가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증시에 부담이다.
다만 올해 들어 미국 증시 조정에도 코스피는 강한 맷집을 보이며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지수 하단이 어느 선에서 구축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경기) 침체 관련 발언은 전날 국내 증시에 일정 부분 선반영된 것도 있다”며 “간밤 미 증시 폭락은 투매에 가까운 성격이 짙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기술주 급락에 반도체 업종 투자심리가 추가 약화하며 하락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조선, 방산, 소비재 등 가치주 우위 환경에서 순환매가 지속되며 조정 폭은 1%대 내외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내 증시는 전장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한 채 장이 열렸다.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53.70포인트(2.09%) 내린 2516.69에,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5.62포인트(2.15%) 하락한 710.20에 장을 시작했다.
원/달러 환율도 전장보다 6.8원 오른 1459.1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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