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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관세충격에 美증시도 경기침체 공포, 韓경제 난제 산적
미국 경제의 침체 우려가 확산되면서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나스닥은 4% 폭락하며 2022년 9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고, 다우존스와 S&P500도 각각 2%대의 하락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올해 경기침체를 예상하냐는 질문에 “과도기는 있을 것”이라며, 단기적 경기둔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게 시장 불안을 부추겼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풋(Put)’을 기대했지만 트럼프는 되레 증시 하락을 개의치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특히 나스닥의 주축인 ‘매그니피센트 7(M7)’ 대형 기술주들이 일제히 급락했다. 테슬라는 15% 넘게 떨어져 5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고, 애플·엔비디아·메타플랫폼스·알파벳도 각각 5% 안팎으로 떨어졌다. 금융권도 예외는 아니었다. JP모건체이스, 골드만삭스 등 주요 은행주이 4~6%대 하락을 기록하며 시장 불안을 반영했다. ‘트럼프 효과’가 하루 새 사라진 것
2025-03-1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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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제조업 생산 급감, 구조적 둔화 신호 아닌가
한국 제조업이 흔들리고 있다. 1월 제조업 생산이 전년 동월 대비 4.2%, 전월 대비 2.4% 감소했다. 특히 자동차(-14.4%), 기계장비(-7.5%), 1차금속(-11.4%) 등 주력 산업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정부는 설 연휴와 전월 기저효과 탓이라고 하지만 일시적 요인으로만 볼 게 아니다. 한국 경제의 근간인 제조업이 구조적인 둔화 국면에 들어선 것은 아닌지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제조업 생산 감소폭은 2023년 7월(-6.6%) 이후 최대 수준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제품 출하가 1년 전보다 7.4% 감소하며, 2023년 1월(-9.2%) 이후 2년 만에 최대폭으로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6.2% 감소했다. 특히 수출 출하는 지난해 12월보다 10.3% 급감해 뚜렷한 수출 둔화를 드러냈다. 단순한 재고 조정이 아닌 실질적인 수요 둔화를 의미한다. 일본과 중국이 미국의 관세 부과를 앞두고 ‘사재기’ 주문을 늘린 반면 한국 제품에 대한
2025-03-10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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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돈줄 말라가는 기업들…정책 불확실성 해소부터 먼저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제 상황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대기업 10곳 중 3곳이 지난해보다 자금사정이 나빠졌고, 5곳 중 1곳은 이자 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처지라고 한다. 기업 대부분( 96.9%)이 올해 경제 위기 가능성을 염려하고, 이 중 22%는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기업들이 이제 생존 자체를 고민해야 할 지경이다. 한국경제인협회 조사에 따르면 매출액 1000대 기업(공·금융기업 제외, 100개사 응답) 중 지난해보다 자금사정이 악화된 곳은 호전됐다는 곳의 3배에 달했다. 특히 건설·토목(50.0%), 금속·철강(45.5%), 석유화학·제품(33.3%) 순으로 높은데, 수요둔화에 고환율, 원자재 가격 상승, 높은 차입금 등 어려움이 겹친 탓이다.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져 자금조달 창구 마저 막힐 경우 ‘제2의 홈플러스 사태’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실제 신용등급 평가 전망이 부정적인 곳이 20개에 달한다. 여기에 국내 경
2025-03-0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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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도 넘은 MBK 도덕적 해이…사모펀드 규제 강화해야
회생절차에 들어간 홈플러스의 대주주 MBK파트너스의 무책임한 경영 행태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기업회생 신청 불과 열흘 전까지도 단기채를 발행하며 운영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기 직전에 신용등급이 급락하자 곧바로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투자자 보호보다 자산 회수를 우선해 위험을 투자자들에게 고스란히 떠 넘긴 것이다. 홈플러스는 올해 들어서만 745억원 규모의 단기채를 발행했는데 대형 기관이 아닌 일반 개인과 법인에게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 MBK는 대출금 상환을 위해 매각한 자산에서 얻은 수익으로 주요 기관들과의 관계는 유지했지만 소액 투자자들은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됐다.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기 전 이미 주요 자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한 후, 회생 절차를 진행해 더 이상의 손실을 피하려 했다는 점에서 ‘먹튀’ 논란이 일 수 밖에 없다. 이번 사태는 사실 어느 정도 예견됐다. 홈플러스 인수 당시 차입금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인수 금액은 7조2000억원이었는데
2025-03-0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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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캐나다·멕시코에 25% 관세 강행…트럼프식 거래 대비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 예정대로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에 추가 관세를 기존 10%에서 20%로 올리기로 했다.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고려한 ‘상호 관세’를 4월 2일부터 적용하기로 한 것도 재확인했다. 트럼프발(發) 글로벌 관세 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미국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S&P500지수, 나스닥 지수 등 주요 주가 지수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트럼프는 2월 초 이미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고했으나 한 달 간 유예를 발표했었다. 실제로 관세를 부과하기보다 압박용으로 여겨져 왔으나 이날 전격 관세 이행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이다. 불법 이민과 마약 문제에 충분히 협력하지 않고 있다고 판단한 것인데 이들 3국 간에 지켜져온 자유무역협정(USMCA)이 깨지면서 글로벌 무역환경이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트럼프는 추가 유예 여지는 없다며 “그들이 해야할 일은
2025-03-0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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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계엄 혹독한 대가 지적한 외신…여야 함께 경제 수습해야
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에 따른 심각한 경제 피해를 지적하는 외신들의 경고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미국 포브스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주장하는 투자자들이 옳다는 걸 윤석열 대통령이 보여줬다”면서 “계엄령 사태에 대한 대가는 5100만명 국민들이 분담해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블룸버그도 한국이 주요 경쟁국인 대만에 더 뒤처질 우려가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정국 혼란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시키고 한국 경제 불확실성을 키울 것이라는 평가다. 특히 한국이 반도체를 포함한 주요 기술 경쟁국인 대만에 더 밀릴 것이라는 경고는 뼈아프다. 올 들어 코스피는 9% 하락한 반면, 대만의 주식시장은 인공지능(AI) 붐을 타고 30% 상승해 시가총액 격차가 무려 1350조원으로 벌어졌다. 정치적 혼란으로 이 차이는 더 커질 공산이 크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비관적 전망 일색이다. 골드만삭스는 앞서 수출 둔화, D램 가격 하락에 더해 정책 불확실성이 경제 회복을 더
2024-12-0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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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생 외면한 ‘정치 파업’, 사회혼란 부추겨선 안돼
비상계엄 사태로 혼란을 틈탄 노동계의 ‘정치파업’이 또 도졌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윤석열 정권 퇴진을 내건 총파업을 결의한 가운데 최대 산별노조인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산하 현대차가 5일과 6일 이틀 동안 총 4시간씩 파업에 들어갔다. 기아와 한국GM 등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파업에 합류하고 전국철도노동조합에 이어 임금협상이 타결된 서울교통공사노조까지 파업에 참여하겠다고 한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상황에 산업계 혼란과 위기감이 크다. 현대차의 부분파업은 민노총 금속노조의 지침에 따른 것으로 쟁의목적인 근로자의 후생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파업 돌입을 위해선 노동위원회 조정 절차를 거친 후 조합원 찬반 투표가 필요하지만 절차도 무시했다. 정치적 목적을 위한 ‘불법파업’일 뿐이다. 현대차를 시작으로 11일에는 500여개 사업장과 19만명의 조합원이 참여하는 금속노조 전체 총파업도 예고된 상태다. 산별 노조들로 확산할 경우 사회혼란과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
2024-12-06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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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가신용도 하락 우려, 경제만은 흔들리지 말아야
무위로 끝난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금융 불안이 어느 정도 해소됐지만 불안정성은 여전하다. 외국인은 4일 주식시장에서 6000억원을 매도했고, 환율도 1440원대까지 치솟았다가 1410원대에서 불안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이 유동성을 무제한 공급하겠다고 발빠르게 대처해 패닉은 막았지만 정치 불안이 이어지면 심각한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 그럴 경우 국가 신인도 하락은 시간문제다. 실제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당장 실질적인 영향은 없다면서도 정치적 갈등이 장기화하면 신용도에 부정적일 것이라는 평가다. 경제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동안 한국의 정치 안정성은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신용등급을 매기는데 긍정적 요인으로 꼽혀왔다. 정치제도의 안정이 경제정책의 예측가능성을 담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정반대 상황이 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4일 “한국의 제도적 기반은 탄탄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장기적 ‘AA’등급 유지를 밝혔다. 하지만 “정치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2024-12-0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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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 한국산 HBM 대중 수출 통제…신속한 대응전략 필요
미국 정부가 2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핵심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는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만든 제품이더라도 미국산 기술이 사용되면 수출을 할 수 없게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당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리 기업들이 직접 영향을 받게 된다. 이번 조치로 중국 기업 140여개가 수출 제한 대상으로 추가됐다. 반도체 기업 20여 곳과 반도체 장비 업체 100여 곳 등이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중신궈지(SMIC)와 화웨이의 공급망에 해당하는 기업들로, 반도체 장비와 HBM을 수출하려면 미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수출제한 품목에 HBM이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생산되는 모든 HBM 스택이 해당되는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타격 대상이 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일부 HBM을 중국에 수출하고 있어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SK하이닉스는 대부분의 HBM을 미
2024-12-03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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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멈춰선 여야의정협의체, 책임감 갖고 대화재개 나서야
의료 사태 해결을 위해 출범한 여야의정협의체가 20일 만에 가동을 중단했다. 의사단체인 대한의학회와 한국의대·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가 1일 4차 회의 후 “정부와 여당에 사태 해결 의지가 없다”며 불참을 선언한 것이다. 야당과 의사협회, 전공의 단체들이 참여하지 않아 불완전한 상태에서 출범한 협의체가 두 단체마저 이탈하면서 좌초 위기에 처하게 됐다. 국민의힘은 “당분간 휴지기를 갖는 것”이라며 재개 가능성을 열어놨지만 의료공백은 내년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여당의 “크리스마스 선물”운운은 허언이 됐다. 핵심은 결국 2025학년 의대 증원이다. 두 의사단체는 정원 조정이 필요하다며, 100명 규모의 미충원 인원을 정시로 넘기지 말고 예비 합격자 수를 축소해 정원을 조정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정부는 입시혼란을 이유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의사단체는 “해결 의지를 조금이라도 보여 달라고 간절히 요청했으나 정부는 어떤
2024-12-02 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