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벌써 무섭다” 겨울 난방비 폭탄…이렇게 줄였다고? [지구, 뭐래?]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1월 가스비가 0원?” 경남에 거주하는 권오선 씨는 난방으로 가스보일러 대신 ‘히트펌프’를 쓴다. 가스비가 0원인 이유다. 히트펌프엔 전기요금이 추가되지만, 그가 낸 총 전기료는 4만6000원. 전기와 난방비를 합쳐 1월에 총 4만6000원을 내면 됐다. 히트펌프가 지속 가능한 난방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가스보일러보다 3~5배 에너지 효율이 더 높아 온실가스 배출과 에너지 소비를 크게 줄일 수 있어서다. 전 세계적으로 히트펌프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유독 더디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내 전기 요금 체계와 발전 방식 등 히트펌프 보급에 장벽이 많다. 장기적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히트펌프가 도입돼야 한다는 제언이다. 히트펌프란 연료를 태우는 방식 대신 열을 이동시키는 방식의 냉난방을 하는 장치를 말한다. 쉽게 생각하면, 외부의 공기나 물, 땅속의 열을 집 내부로 끌어오는 방식이다. 가스보일러 등은 실내를 덥히
2024-11-29 17:40
-
“기괴한 풍경” 빨간 단풍에 폭설…미친 날씨, 어떡해? [지구, 뭐래?]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주말까지만 해도 단풍이 이쁘다고 했는데, 갑자기 폭설이라니” 서울에 기상 관측 이래 11월 중 가장 큰 눈이 내렸다. 올해 내내 평년보다 따뜻했던 데다 ‘수능 모기’, ‘지각 단풍’ 등 가을이 느리게 왔던 탓에 더 심리적 타격이 크다. 계절감 자체를 잃어버릴 지경이다. 첫눈부터 폭설이 찾아온 데에는 기후변화가 영향을 끼쳤다는 게 기상학자들의 견해다.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 서울기상관측소에는 27일 오전 8시 기준 눈이 16.5㎝ 쌓였다. 1907년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117년 만에 최고 적설량이다. 기존 최고 기록은 1972년 11월 28일의 12.4㎝였다. 이날 거리에는 낙엽과 눈을 동시에 쓰는 이색 풍경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미처 잎을 다 떨치지 못한 가로수에 무거운 눈이 쌓이면서 낙엽이 함께 쏟아졌다. 잎이 아직 성성한 단풍나무에도 눈이 두껍게 쌓인 풍경이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경기 김포시에 거주하는 정모(31) 씨는 27일 출근길 마
2024-11-27 20:40
-
페트병 회수기 ‘원조’의 한 마디…“보증금제 의무화 해야” [지구, 뭐래?]
[헤럴드경제(부산)=주소현 기자] 페트병, 캔, 유리병 등 재활용품을 집어 넣으면 10원 단위로 돈을 되돌려주는 무인회수기. 집 앞에 내놓으면 보잘것없는 쓰레기지만, 잘 모아 버리면 돈이 된다. 알음알음 입소문을 타면서 무인회수기는 쏠쏠한 용돈벌이로 자리 잡았다. 돈만 되는 게 아니다. 비교적 잘 세척 및 관리된 재활용품들을 선별해 수거하다 보니 양질의 재생 원료를 공급하기에도 유리하다. 애써 분리배출해도 좀처럼 끌어올리기 어려웠던 재활용률을 단번에 높일 수 있는 일등 공신이 바로 무인회수기인 셈이다. 이 재활용품 무인회수기에도 ‘원조’가 있다. 전 세계에 약 10만5000개의 무인회수기를 공급한 회사, 노르웨이의 ‘톰라’(Tomra)다. 국내에도 세종시와 대형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에 톰라의 무인회수기가 260대 설치돼 있다. 50여 년의 업력을 바탕으로 분리배출 문화를 확산하고 순환경제 실험에 성공한 이들의 비결을 들어봤다. 부산에서 진행 중인 ‘해양 환경을 포함한
2024-11-27 17:40
-
“매일 플라스틱 먹고 마시는데” 가만 두는 어른들이 답답해 [지구, 뭐래?]
[헤럴드경제(부산)=주소현 기자] “우리 눈앞에는 거대한 플라스틱섬이 있고, 우리 가슴에는 미세플라스틱과 함께 숨 쉬고 있습니다” 아시아 최초의 기후소송 승소란 역사적 판결을 끌어냈던 초등학생 기후활동가 김한나 어린이가 ‘해양 환경을 포함한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국제협약’을 마련하는 제5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INC-5) 개회를 앞둔 지난 24일 이같이 말하며 각국 대표단에 강력한 협약 성안을 주문했다. 한나는 “지금 행동하면 우리의 삶은 변할 수 있다”며 “반드시 플라스틱 생산부터 전 생애를 다루는 약속을 완성해 주세요. 그게 지금 각국 대표단이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제아 어린이도 “슈퍼마켓에 가면 원치 않아도 플라스틱 용기를 사야하고, 생선을 먹을 때도 미세플라스틱과 같이 먹어야 한다”며 대책을 호소했다. 지난 24일 부산 해운대구에서 한나는 전 세계 180여개 국 시민 약 289만명의 염원을 담아 국제협약 협상단에게 전달했다. 국제 환경단체 세계자연기금(WWF), 그
2024-11-26 13:40
-
“제발 도와주세요” 플라스틱 오염 끝낼 전세계 약속…부산에서 시작됐다 [지구, 뭐래?]
[헤럴드경제(부산)=주소현 기자] “플라스틱 오염이 퍼지면서 우리는 먹을 것이 없게 될 것입니다. 물고기가 플라스틱을 먹고 있습니다”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해양 환경을 포함한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국제협약’을 마련하는 제5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INC-5) 개회 본회의에서 잉거 안데르센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이 소개한 케냐 어린이 ‘마일즈 카리우키’의 편지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마일즈의 마을을 덮치면서 어획량이 줄어들고 궁핍해졌다는 이야기다. 안데르센 사무총장은 “우리 부모님은 학교 등록금을 낼 돈이 없을 것”이라며 “제발 도와달라”는 말을 끝으로 카라우키의 편지를 끝맺었다. 플라스틱으로부터 마일즈와 전 세계 어린이들, 시민들의 일상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인류의 ‘마지막 기회’가 부산에서 시작됐다. 전 세계 170여 개 유엔회원국 정부대표단과 31개 국제기구, 산업계·시민단체·학계 등 이해관계자 약 3500여 명이 참석해 오는 1일까지 치열한 협상을 벌인다.
2024-11-25 17:05
-
“돈 더 내라!” 선진국 3000억 달러 기후재원 부담…개도국 반발 [지구, 뭐래?]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기후변화 피해를 본 개발도상국 등을 지원하는 새 기후재원 금액이 연간 1조3000억 달러(약 1827조원)로 합의됐다. 다만 선진국이 부담할 금액은 연간 3000억달러(한화 약 421조원)에 그치면서 개발도상국들의 빈축을 샀다.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가 24일 오전 3시께(현지 시간) 연간 1조 3000억달러 규모 기후재원 목표를 채택하고 폐막했다. 합의문은 2035년까지 공공 및 민간 모든 출처에서 개발도상국 당사국의 기후 행동을 위한 재원을 최소 연간 1조3000억달러로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1조3000억 달러 목표에 대한 진척 상황을 평가하기 위한 로드맵을 설정, 2026년과 2027년에 보고서를 발표하고 2030년에 이 결정을 검토하기로 했다. 기후재원 중 선진국 당사국들이 부담해야 할 금액은 연간 3000억달러(약 421조원)다. 합의문 초안에서 연간 2500억달러(약 351조원)로 설정됐
2024-11-24 15:26
-
“청주서 아미도 왔잖여” 부산에 다 모였다…플라스틱 쓰레기 없애자고 [지구, 뭐래?]
[헤럴드경제(부산)=주소현 기자] “서울서 왔어? 청주서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도 왔잖여” 종이 상자를 오려 만든 피켓에 방탄소년단(BTS)을 눌러 적었다. 아래에는 ‘지구’를 두 번 힘주어 썼다. ‘아미’ 박모(71) 씨에게 방탄소년단만큼 소중하고, 지켜야 할 존재가 바로 지구라고 한다. 그가 충북 청주에서 부산까지 한달음에 달려온 이유다. 박씨를 비롯해 1000여 명의 기후환경시민들이 23일 부산에 총출동했다. 16개 환경단체로 구성된 ‘플뿌리연대’(플라스틱 문제를 뿌리 뽑는 연대)가 부산 벡스코를 중심으로 진행한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위한 1123 시민행진’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전국 각지, 전 세계에서 모인 시민들은 오는 25일부터 부산 벡스코에서 열릴 ‘국제연합(UN) 플라스틱협약 제5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에 참여하는 전 세계 지도자에게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해 강력한 생산감축을 포함하는 협약을 지지할 것을 촉구했다. 행진은 ▷플라스틱 오염 발생(제1거점) ▷시민
2024-11-23 21:22
-
“플라스틱 지금부터라도 생산 감축 시작해야”
정상현 부산대 교수 인터뷰 미세플라스틱, 일상생활에서도 발생 논밭·양식장 등 ‘비점오염원’ 살펴야 집중호우 시 한꺼번에 강·바다 유입 플라스틱으로 인한 오염을 끝내려면 지금부터라도 생산 감축을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극심한 기후변화가 플라스틱이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화·확산하는 속도를 부추겨 오염을 통제하기에 더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다. 부산대 화공생명·환경공학부의 정상현 교수는 지난 9월 27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바다로 유입된 미세플라스틱이 대기로 올라가고 비로 내려서 땅에 다시 떨어진다”며 “플라스틱의 순환”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의 수처리 및 물 재이용 연구실은 화공생명·환경공학부 산하로, 미세플라스틱 등이 물속의 다른 오염 물질과 일으키는 상호작용, 수처리 공정을 통한 제거 방법 등을 연구하고 있다. 정 교수는 “미세플라스틱은 일상생활과 농·어업 등 모든 곳에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 페트병, 물티슈 등은 물론 도로·의류
2024-11-22 11:38
-
“위험해진 부산 앞바다, 두 번씩 확인하며 항해”
기넨 그린피스 감시선 선장 인터뷰 플라스틱 감축 촉구 위해 부산 방문 어망·방수포 많아 항해때 더욱 조심 한국,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 줄여야 “특히 이 해역에서는 이중으로 신경 써요(Especially in this area I’m double aware).” 부산 남항대교 앞에 떠 있는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의 환경감시선 레인보우 워리어호에서 만난 헤티 기넨 선장은 지난 17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레인보우 워리어호는 오는 25일 시작되는 유엔 국제플라스틱협약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5)를 앞두고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지도자들에게 플라스틱 생산 감축을 포함한 협약을 촉구하기 위해 홍콩과 대만을 거쳐 지난 14일 부산에 도착했다. 한국을 찾은 건 8년 만이다. 기넨 선장을 긴장하게 한 것은 곳곳에서 튀어나오는 플라스틱 쓰레기들이었다. 시작은 2016년이었다. 17년간 그린피스에 몸담은 끝에 그는 레인보우 워리어호의 선장으로서 첫 항해를 부산에서 시작했다. 출
2024-11-22 11:36
-
“플라스틱 절감, 한국 리더십 발휘 기대”
포브스 그린피스 캠페인 리더 인터뷰 재활용만으론 환경파괴 막을 수 없어 절대다수 플라스틱 버려지거나 태워져 암 등 질병의 위험 미래세대에 전가돼 “욕조에 물이 넘치면 가장 먼저 뭘 해야 할까요? 넘치는 물만 닦으면 결국 평생 걸레질만 하겠죠. 가장 시급한 건, 수도꼭지를 잠그는 일입니다.” 욕조는 지구, 물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비유한다. 지구에 플라스틱 쓰레기가 넘치면? 가장 시급한 건 재활용·재사용이 아니다. 바로 수도꼭지를 잠그는 일, 플라스틱 생산부터 줄여야 한다. 이 간단한 이치를 애써 외면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레이엄 포브스 그린피스 미국 플라스틱 캠페인 리더는 이 같은 비유를 들며 부산에서 열리는 플라스틱 오염 종식 국제협약 관련 회의에 대해 누차 강조했다. 이 회의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으며, 한국이 역사적인 협정을 이끌 기회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9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테레이에서 진행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이번 협상은 한국이 플라스틱 종식의 리더
2024-11-22 11:36